연준 인사들, 0.75%p 금리인상 지지.."경제에 부담" 신중론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 스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연준 인사들의 지지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1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달 26∼2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건강하며 즉각적인 경기 침체 신호가 없다"면서 "더 높은 금리를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문제는 경제에 혼란을 야기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돌려놓을 수 있는지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이날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보면서, 이번 달 0.75%포인트 인상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스틱 총재는 "미국 경제가 연준의 다음 움직임을 견딜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을 야기하지 않는 중립 금리 수준을 3% 정도로 보면서 연준이 이 수준까지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현재 금리도 여전히 성장을 촉진하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 더 큰 폭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면서도, 그럴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스틱 총재는 올해 FOMC 회의에서 투표권이 없지만, 그의 발언은 연준 내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7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7월 0.75%포인트, 9월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경제 전망상 제약적인(restrictive) 정책 자세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구체적으로 다음 회의에서 0.50%포인트나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고 판단한 내용도 회의록에 포함됐다.
연준은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 28년 만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달에도 0.75%포인트 또는 0.50%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고용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일자리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37만2천개 증가하는 등 노동시장의 호황이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는 것도 이번 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오는 13일 발표될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이번 달 금리 인상 폭 결정 시 주요 고려 요소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6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8.8% 올라 5월의 8.6% 상승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FOMC 회의서 투표권을 갖는 18명 가운데 다수가 이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최소한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급격한 금리 인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달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던 조지 총재는 이날 "이미 가계와 기업이 적응하기에 역사적으로 빠른 금리 인상"이라면서 "더욱 갑작스러운 금리 변화는 경제나 금융시장에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 후 시장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내년 금리 인하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을 언급하며, 경제와 시장이 적응할 수 있는 것보다 빨리 금리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또 "금리 인상 속도보다 (인상) 경로에 대해 (시장과) 소통하는 게 훨씬 중대하다"고 밝혔다. 이는 조지 총재가 이번 달에도 0.75%포인트 인상에 반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한편 이날 뉴욕 연은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심해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들의 내년도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은 6.8%로,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3년 후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3.6%로 기존 조사의 3.9%보다 내려 올해 1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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