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두산 광고비' 6배 급증 왜?

2022. 7. 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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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남시장 시절, 두산건설이 성남FC에 낸 광고비가 신사옥 건축을 위한 부지 용도 변경 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두산건설은 이 의원이 경기지사로 떠난 2019년부터는 별도 광고를 내지 않았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성남FC의 광고 수익은 매해 10억원대에 그쳤다.

두산건설은 2014년 10월 '종합병원 부지에 신사옥을 지을 수 있게 용도 변경해주면 성남FC에 후원을 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성남시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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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용도 변경시기와 일치 주목
2015년 3억대→2017년 22억원
"병원 부지에 신사옥 건설땐 후원"
2014년 두산건설, 성남FC에 공문
광고비 대가성 입증이 수사 관건
李 경기지사 떠난뒤엔 광고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남시장 시절, 두산건설이 성남FC에 낸 광고비가 신사옥 건축을 위한 부지 용도 변경 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헤럴드경제가 파악한 ‘2014~2021년 성남FC 광고 수익 현황’에 따르면, 성남FC는 시민구단으로 전환된 첫해인 2014년 기업 9곳으로부터 23억여원의 광고 이익을 얻었다. 이듬해인 2015년은 81억여원, 2016년은 63억여원, 2017년은 41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2015년 3억3000만원에 그쳤던 두산건설의 광고비가 2016년 20억원, 2017년 22억원, 2018년 11억원으로 최대 6배 가까이 늘어난 점이다. 두산건설은 2015년 10월 유니폼과 경기장 등에 두산건설 로고를 노출하는 조건으로 2018년까지 총 53억원을 4년간 나눠서 내는 계약을 맺었다. 이에 앞서 성남시는 2015년 7월 두산건설이 소유한 병원 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변경 했다.

이후 두산건설은 이 의원이 경기지사로 떠난 2019년부터는 별도 광고를 내지 않았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성남FC의 광고 수익은 매해 10억원대에 그쳤다. 성남FC는 2018년부터 광고 수익이 줄어든 것에 대해, 감사보고서에서 2부 리그 강등과 수사기관 고발로 후원금 모집이 어려워진 점 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두산건설이 2014년 성남시에 보낸 공문 내용이다. 두산건설은 2014년 10월 ‘종합병원 부지에 신사옥을 지을 수 있게 용도 변경해주면 성남FC에 후원을 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성남시에 보냈다. 당시 공문엔 ‘사옥 신축 시, 1층 일부를 성남시민에게 공공시설로 제공하고, 성남FC 후원 등 공공 기여 방안을 성남시와 협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두고 부지 용도 변경을 위한 두산건설의 ‘대가성 후원’이 아니었냐는 의심도 나온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수치상으로 처음에 3억이었다가 부지용도 변경 후 갑자기 늘어난 건데, 의혹 제기는 충분히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며 “청탁성 유무는 제3자 뇌물수수 수사에서도 밝히기 쉽지 않은 부분이니, 광고비의 대가성을 입증할 수 있느냐, 이익을 결국 누가 봤느냐가 결국 수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고발된 이 의원의 ‘성남FC 의혹’ 사건은 현재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를 받은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이 의원이 받는 ‘제3자 뇌물수수죄’ 혐의는 ‘부정한 청탁’ 여부가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이다. 과거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기업들로 하여금 신정아 씨가 일하던 미술관에 후원금 또는 광고비를 내도록 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법원은 그의 협찬 요청에 기업들이 응한 것을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하여금 70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지원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죄가 인정됐다.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통해 롯데그룹에 유리한 방향으로 현안이 처리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지원을 결정했고, 두 사람 사이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것이 법원 판단이다.

이와 관련, 이 의원 측은 지난달 27일 “성남FC에서 발생한 이익은 성남시로 귀속되고, 구단주(이재명 당시 시장) 등이 이익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성남시는 두산그룹 유치로 3000~4000명의 노동자 유입을 기대하고, 법인 지방소득세 등 추가 세원을 발굴했으며, 장기간 흉물로 남아있던 부지를 처분했으니 시민에게 이익이 되는 모범행정을 선보인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박상현 기자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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