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BA.5 덮쳤다.. "확진자, 공식집계 7배인 하루 70만명"

뉴욕/정시행 특파원 2022. 7. 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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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대 분석
'방역 피로감'에 자가진단, 검사회피 급증한 탓
"코로나 변이 중 감염력 최고인데 사각지대도 최대"
지난 4월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의 거리에서 행인들이 이동식 검사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팬데믹 3년차에 접어들면서 미국에선 가정용 자가진단 키트를 정부에서 거의 무제한 제공하면서 자가진단만 하고 넘어가거나, 아예 검사를 회피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미 일일감염자는 10만명대이지만, 실제론 70만명이 넘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면서 방역 사각지대 확대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변이인 BA.5가 우세종이 된 미국에서, 실제 감염자 수가 공식 집계된 신규 확진자 수의 7배쯤 많을 것이란 학계 분석이 나왔다.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방역 피로감에서 비롯된 이런 실제 감염자와 검사 수의 큰 불일치는 방역 사각지대를 심화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BA.5는 지금껏 나온 코로나 변이 중 가장 감염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에서도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으며 곧 우세종이 될 전망이다.

미 워싱턴대 의대 산하 보건계량분석연구소는 11일(현지시각) 7월 첫째 주 미국 내 신규 확진자 수가 공식 집계치의 약 7배에 달한다는 추정치를 내놨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최근 2주간 미국에선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약 10만7000명이었다. 그러나 워싱턴대 분석틀에 따르면 실제 확진자는 74만90000명에 이를 수 있고, 이는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지난 겨울 대확산 당시 일일 확진자 최고치인 80만여명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원격 의료업체 이메드(eMed) 측도 CNN 인터뷰에서 “현재 공식 집계되는 확진자 비율이 (실제 확진자 대비)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미국 병원 등 의료기관과 검사소에서 검사를 하는 인원이 크게 줄고, 가정용 자가검사 키트로 코로나 감염 여부를 개인적으로 파악한 뒤 지나가거나, 아예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팬데믹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이 크게 무뎌졌다는 얘기다. CNN은 “지금껏 가장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 변이가 확산하고 있지만, 공식 확진자 수치가 실제 감염자 수를 심각하게 과소 반영, 미국에 치명적인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미국 캘리포니아 LA에서 한 시민이 드라이브스루 검사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는 모습. LA 등 미 전역에선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고 검사 대비 양성 판정 비율이 늘어나고 있으며, 입원 환자 수도 두달 전보다 50%나 급증했다. /EPA 연합뉴스

실제 미국에서 실제 확진자는 별로 늘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위중증을 앓아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는 크게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0일 기준 미국의 일주일간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10만7500명으로 2주 전보다 5% 늘어났지만, 입원 환자는 3만7400명으로 같은 기간 18% 증가했다. 또 지난 5월부터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간 9만~11만명 선을 오르내리고 있지만, 입원 환자는 그 두달새 50%나 급증했다.

총 검사건수 중 양성 판정 비율도 최근 17.9%까지 올라, 팬데믹 기간을 통틀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양성 판정 비율이 이보다 높았던 때는 2020년 팬데믹 초기(21.1%)와 오미크론 대유행(29.2%) 때 뿐이다.

다만 하루 평균 사망자는 10일 기준 322명으로 2주 전보다 7% 낮아졌다.

BA.5는 백신 접종이나 자연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를 회피하는 변이 형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을 부스터샷까지 접종했거나, 이미 코로나에 감염됐던 사람도 수 주 내에 재감염되는 경우가 미국에서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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