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 또 최대치 경신
이산화탄소·메탄 농도 모두 증가
지난해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또다시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산화탄소는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가 12일 발표한 ‘2021 지구대기감시보고서’를 보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에서 관측된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423.1ppm(1ppm은 0.0001%)을 기록했다.‘배경농도’란 자연적, 인위적 요인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자연적으로 소멸될 것은 소멸되고, 남은 양이 대기 중 잘 섞여 있는 것을 말한다. 안면도는 한반도에서 가장 긴 시간 동안 온실가스를 관측해 온 곳이다.
안면도 외 고산 감시소와 울릉도 감시소에서 측정된 이산화탄소 농도도 각각 421.5ppm, 420.8ppm을 기록해 전년 대비 2.6~2.8ppm 씩 증가했다. 2019년 이후 이산화탄소 농도의 연평균 증가폭은 2.7ppm이다.
국내 뿐 아니라 지구 전체(전지구)의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도 증가했다. 미국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전년보다 2.3ppm 늘어난 414.7ppm으로 관측 이래 가장 높었다. 지구 평균 농도의 확정값은 오는 10월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메탄 농도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안면도에서 관측된 메탄 배경농도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증가폭(연간 10ppb·1ppb는 0.0000001%)의 약 2.2배에 해당하는 22ppb가 상승한 2005ppb를 기록했다. 메탄 농도 증가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메탄 농도 증가도 전지구적 현상이다. 세계 기상의 주요 관측소인 하와이 마우나로아에서도 메탄 농도는 전년도 대비 17ppb 상승한 1896ppb로 관측됐다. 이는 산업화 이전 시기 전지구 평균(722ppb)의 약 2.6배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메탄은 온실가스로 인한 온난화 효과에 16% 기여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에 비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21배 크다. 다만 메탄은 대기 중 체류시간이 약 9년으로 최대 200년인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짧다. 배출량을 감축할 경우 단기간에 가장 빠른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물질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유럽연합(EU)은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하자’는 ‘글로벌 메탄 서약’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PM10) 질량 농도는 2020년까지 감소되거나 유지됐지만, 지난해에는 황사가 자주 발생하면서 높아졌다. 2021년 황사 관측일수는 10.8일로, 전년도(2.7일)의 4배, 평년(6.4일)의 1.7배 수준이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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