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생은 80부터"..'고령' 바이든 재출마 두둔한 이유

NYT 조사 "민주당 지지자, 나이 때문에 다른 후보 원해"
재선 원하는 76세 트럼프.."유능한 90대도 많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세이브 아메리카"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앵커리지=AFP 연합뉴스

미국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령을 이유로 재선 출마에 반대하는 여론이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생은 80부터 시작"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79세로 역사상 가장 나이 많은 대통령 중 한 명이지만, 그 자체만으로 그는 노인이 아니다"라며 "실제로 인생은 80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능하고 영민한 80대, 심지어 90대도 많다"면서도 "바이든이 그런 사람 중 한 명은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유능하고 영민하지 않은 건 "그의 나이와는 거의 상관없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NYT가 시에나대학과 전국 849명의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의 64%가 2024년 미 대선에서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를 세워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30세 이하의 젊은 민주당 지지자는 94%가 다른 후보를 원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출마를 반대하는 이유로는 '고령(33%)'이 1위로 꼽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적' 바이든 대통령을 갑자기 지지하고 나선 건 자신의 재출마를 위해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1946년생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76세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여론이 자신의 백악관 재입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재선에 실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 재도전 하겠다는 의사를 반복해서 밝혀 왔다. 그는 2024년엔 78세, 다시 당선되면 임기가 종료될 때쯤엔 82세가 된다.

한편 역대 최고령으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11월 80세가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재선에 성공할 경우, 두 번째 임기가 끝날 때쯤엔 86세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