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고통, 지도자들은 사치"..관광명소 된 스리랑카 대통령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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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대통령이 도망친 뒤 시민들이 점거한 스리랑카 대통령 관저에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인파가 계속 몰려 들고 있다.
11일 콜롬보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관저에서 시민들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수백명의 스리랑카인들이 관저 안 체육시설에서 역기를 들고 트레드밀 위를 달리며 신식 운동시설을 즐겼다.
심각한 연료 부족으로 교통이 마비돼있는 스리랑카에서 수천명의 시민들이 대통령 관저로 가기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초만원 열차의 지붕을 붙잡고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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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대통령이 도망친 뒤 시민들이 점거한 스리랑카 대통령 관저에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인파가 계속 몰려 들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12일(현지시각) 스리랑카인들이 이처럼 웅장하고 잘 갖춰진 주거 시설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는 반응을 보냈다고 전했다.
11일 콜롬보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관저에서 시민들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수백명의 스리랑카인들이 관저 안 체육시설에서 역기를 들고 트레드밀 위를 달리며 신식 운동시설을 즐겼다. 사흘 전 시위대의 방화로 인해 일부가 불에 탄 총리 관저에도 시민들이 몰려와 피아노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국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인 대통령 관저는 통풍이 잘 되는 베란다, 호화로운 거실, 넓은 침실, 수영장이 있는 정원과 깔끔하게 손질된 잔디밭 등을 갖추고 있다.
콜롬보 외곽에서 사람들로 꽉 찬 버스를 타고 이곳에 온 67살 농부 알라와 라라지 피야세나는 대통령의 체육관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트레드밀 위로 뛰어오르며 “이 체육관과 수영장을 보라. 이런 것들을 볼 기회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우리 가족은 음식이 없이 고통받고 있다. 국민들이 밖에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지도자들이 이곳에서 어떻게 사치스러운 삶을 즐겼는지 알 수 있다”고 통신에 말했다. 심각한 연료 부족으로 교통이 마비돼있는 스리랑카에서 수천명의 시민들이 대통령 관저로 가기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초만원 열차의 지붕을 붙잡고 이동하고 있다.
스리랑카 남서부 지역에서 만원 버스를 타고 이곳에 온 노동자 파다마 가마지는 “이곳은 이제 대중들의 것”이라고 선언하며 “이 지도자들이 어떻게 우리의 희생으로 사치를 누렸는지 이제 알겠다”고 말했다.
한편, 스리랑카 경찰은 대통령이 관저를 탈출할 때 남긴 수백만 루피의 현금이 시위대에 의해 관저에서 발견돼 이를 법원에 넘겼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에 11일 밝혔다. 시위대는 1785만루피(약 6500만원)의 빳빳한 새 지폐를 발견해 대통령 관저에 포진해있는 경찰에 인계했다. 서류로 가득 찬 여행가방이 발견되기도 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지난 9일 급히 뒷문으로 빠져나가 해군의 호위 속에 배를 타고 국토 북동부쪽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는 고타바야 대통령의 9일 사임 선언 이후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져있다. 제1야당 통일인민전선(SJB)과 의회는 새 지도자를 선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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