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산화탄소 농도 또 최고치..메탄 농도 급증

국립기상과학원, 2021 지구대기감시보고서 공개
메탄 농도 증가 폭, 최근 10년 연평균의 2.2배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지난해 한반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를 더 일으키는 메탄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은 '2021 지구대기감시보고서'를 12일 공개했다.

1999년부터 온실가스를 관측해 한반도 기후변화감시소 가운데 관측 기간이 가장 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의 작년 연평균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423.1ppm으로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면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재작년보다 2.7ppm 짙어졌는데 이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가율(2.7ppm)과 같다.

제주 고산 감시소와 울릉도 감시소 이산화탄소 농도는 각각 421.5ppm과 420.8ppm으로 재작년보다 2.6ppm과 2.8ppm 증가했다.

안면도·고산·울릉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구 평균(2021년 414.7ppm)보다 높으며 전년 대비 증가 폭도 지구 평균(2.3ppm)보다 크다.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는 배출량 50%는 생태계와 해양이 흡수하고 나머지는 대기에 남는다. 이산화탄소가 대기에 체류하는 기간은 수백 년에 달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약 28배 더하다고 평가되는 메탄은 지난해 안면도 감시소에서 측정한 농도가 연평균 2천5ppb로 재작년보다 22ppb 짙어졌다.

지난해 안면도 메탄 농도 증가 폭은 최근 10년 연평균 증가율(10ppb)의 2.2배에 달했다.

작년 고산과 울릉도 감시소 메탄 농도는 재작년에 견줘 각각 14ppb와 16ppb 늘어난 1천982ppb와 1천988ppb로 집계됐다.

메탄 농도의 급격한 증가는 세계적 현상이다.

세계적으로 1999년부터 2006년까지는 메탄 농도가 거의 증가하지 않다가 2007년부터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최근 연평균 8ppb씩 늘어 속도가 빨라졌다.

'지구급 관측소'인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 메탄 농도는 1천986ppb로 전년보다 17ppb 올랐으며 산업화 이전 지구 평균(722ppb)의 2.7배에 달했다.

안면도 메탄 농도는 첫 관측이 이뤄진 1999년보다 128ppb 증가했고 산업화 이전 지구 평균의 2.8배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달리 '출처'가 습지·바다·농업·화석연료 등 다양해 왜 급증하는지 이유를 밝히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온난화로 습지 등에서 메탄을 배출하는 미생물을 활동이 활발해져 메탄 농도가 높아졌다는 추정이 나온다. 메탄과 반응해 농도를 낮추는 OH라디칼 농도가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기온이 오르면 메탄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이 때문에 기후변화가 더 심화하는 '기후피드백 현상'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메탄은 대기 체류 기간이 9년으로 비교적 짧아 인류가 노력하면 그나마 농도를 낮출 수 있는 온실가스로 꼽힌다.

지난해 안면도 감시소 미세먼지(PM10) 연평균 농도는 33㎍(마이크로그램)/㎥로 재작년(27㎍/㎥)보다 22% 증가했다. 고산 감시소 농도는 36㎍/㎥로 재작년(28㎍/㎥)에 견줘 28.5%(8㎍/㎥) 높아졌다.

황사가 자주 발생했기 때문으로 작년 황사 관측일은 10.8일로 재작년(2.7일)보다 4배, 평년(1991~2020년 평균·6.4일)보다 1.7배 많았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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