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9년만에 국내 공장 증설..10년 만에 생산직 신규 채용도
현대자동차가 내년에 국내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기로 했다. 그동안 해외생산 확대에 주력해온 현대차가 국내에 완성차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것은 29년 만에 처음이다. 생산기술직도 10여년만에 새로 뽑기로 했다.
12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 울산공장에서 열린 임금협상 15차 교섭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했다.
합의서를 보면 전기차 전용공장은 2025년 완공 및 가동을 목표로 내년에 첫삽을 뜬다.
다만 신설 전기차 공장의 입지나 구체적 규모, 차종 등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울산공장 내 유휴 부지에 짓는 것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통틀어 국내에 새 공장을 짓는 것은 1996년 현대차의 아산공장 건설 이후 29년만이다. 2000년대 이후로 현대·기아차는 중국, 미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현지 투자에 주력해 왔다.
이번 전기차 공장 건립 계획은 신시장 개척보다는 ‘패러다임 전환’의 일부라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든, 해외든 기존 생산설비를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시켜야 하는데, 생산량이 가장 많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35만대 정도로 예상되는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44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인 323만대의 45%에 달하는 물량이다. 국내가 여전히 생산의 주요 거점임을 의미한다고 현대·기아차는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은 2025년까지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지난 5월 발표한 바 있다. 미래 먹거리인 전동화 및 신기술 사업에 25조원을, 현재 먹거리인 내연기관차 사업에 38조원을 쓰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현대차는 생산·기술직도 국내에서 10여년 만에 신규 채용한다. 그동안 노조는 조합원 다수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매년 2000명 이상 퇴직하는 데 따른 신규 채용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현대차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내년 상반기 중 생산직 신입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래 산업 전환기와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대내외 리스크 속에서도 국내공장 미래 비전과 고용안정을 중심으로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노사 합의서에는 새로 지어질 공장에 차종을 이관하는 등 물량을 재편성하고 기존 노후 생산라인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회사는 성공적인 국내 투자를 위해 미래 제조 경쟁력 강화와 작업성·환경 개선을 위해 최첨단 생산·품질 시스템 도입 등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부문 고용보장 방안, 산업 전환과 연계한 다양한 직무 전환 교육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조도 대규모 국내공장 재편 계획과 연계해 글로벌 수준의 생산 효율 향상과 품질 확보, 인력 전환 배치, 수요 대응을 위한 인력 투입비율 조정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현대차 노사는 또 노사 대표가 참석하는 ‘국내공장 대내외 리스크 대응 노사협의체’를 구성해 분기 1회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미래 자동차 산업 트렌드 등을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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