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 확진자 공식집계보다 7배 많다"..자가진단·검사회피에 '과소반영' 지적

미국 뉴욕시의 한 거리에 마스크가 버려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미크론의 하위 변위인 ‘BA.5’가 우세종이 된 미국에서 실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공식 집계된 신규 확진자 수보다 7배 가량 많을 것이라는 추정치가 나왔다.

워싱턴대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7월 첫째 주 미국 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공식 집계치의 약 7배에 달한다는 추정치를 내놨다고 CNN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최근 2주간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약 10만7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숫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실제 확진자는 74만90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정용 자가검사 키트를 사용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데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들면서 제대로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CNN은 “가장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 변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공식 코로나19 확진자 수치가 실제 감염자 수를 심각하게 과소 반영하면서 미국에 치명적인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10일 기준 미국에서 7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10만7500여명으로 2주 전보다 5% 늘어난 반면 입원 환자는 3만7400여명으로 18%가 늘었다. 또 신규 확진자는 거의 두 달째 9만∼11만명 선에 머물고 있는데 입원 환자는 같은 기간 약 50%나 늘어났다. 전체 검사 건수 중 양성 판정 비율도 최근 17.9%를 보이며 팬데믹 초기(21.1%)와 오미크론 대유행(29.2%) 때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원격의료 업체 이메드(eMed)의 최고과학책임자(CSO)인 마이클 미나는 현재 공식 집계되는 확진자 비율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하면서 “오미크론의 또 다른 변이였던 BA.2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은 얼떨결에 지나친 셈이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며 “BA.5는 아주 다른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A.5는 백신 접종이나 자연감염으로 형성된 항체를 회피하는 변이 형질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신을 맞았거나 코로나19에 이미 감염됐더라도 재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