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태어나니 벌금 깎아달라" 호소한 남성.. 사는 곳 봤더니

서울중앙지법 전경. /뉴스1

여객기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를 피운 남성이 곧 아이가 태어난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권영혜 판사는 지난 8일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은 A(30대)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미국 LA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여객기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웠다. 이를 적발한 승무원은 A씨를 경찰에 인계했다. 현행법상 항공기 내 흡연은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검찰은 A씨를 약식기소하며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법원 역시 A씨에게 정식 재판 없이 벌금 등 형벌을 내리는 간이한 절차인 약식명령을 내렸다. 다만 벌금 300만원으로 형량을 가중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벌금액수가 너무 크다는 이유였다. 그는 법정에서 “다음 주에 첫 아이가 태어난다”며 “가족이 늘어나 생활에 부담이 있으니 벌금액을 낮춰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서울 강남의 17억 원대 신축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판사는 “새롭게 고려할 만한 뚜렷한 양형 요소가 없다”며 “벌금액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