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29년 만의 국내공장 건설' 합의..10년 만에 생산인력도 뽑기로

현대차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현대차 노사가 29년 만에 국내 신규 공장건설 등을 담은 국내 투자계획에 합의했다. 노사는 최근 10년 만에 신규 생산·기술 인력도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 11일 열린 노사간 올해 임금협상 제15차 교섭에서 세계 자동차산업 전환기 대응과 국내공장 미래비전 및 고용안정 확보를 위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합의서에는 신규 차량 생산공장을 2023년 착공하고, 신공장 차종 이관 등 물량 재편성과 연계해 기존 노후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현대차가 1996년 아산공장 건설 이후 29년 만에 생산공장을 국내에 만드는 것이다. 울산에 들어설 새 공장은 전기차 생산 전용으로 2025년 완공이 목표이다.

사측은 다만 구체적인 신공장 투자규모 등에 대해서는 시장상황을 봐가며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국내에 2025년까지 63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신공장 건설과 별도로 1960∼70년대 지은 기존 생산라인은 단계적으로 재건축해 미래형 자동차 양산공장으로 민들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번 국내 투자계획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미래 제조 경쟁력 강화와 최첨단 생산·품질 시스템 도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노사는 현장 생산인력의 직무전환 교육 등을 포함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하고, 미래 신사업 관련 설명회를 매년 1회 시행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번 투자계획과 연계한 생산효율 향상과 품질 확보, 차종 이관, 인력 전환배치, 시장수요와 연동한 생산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사측과 협의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공장의 미래 비전과 고용안정을 중심으로 노사가 상생하기 위한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또 내년 상반기 중 생산·기술직 신규 인력도 채용하기로 했다. 이는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노사는 이에관해 오는 11월까지 신규 채용규모와 구체적인 채용시기를 협의하기로 했다. 앞서 노조는 조합원 다수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매년 2000명 이상 퇴직하면서 신규 채용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한편 사측은 이날 교섭에서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격려금 등 280%+400만원, 주식 10주, 재래상품권 10만원, 15만 포인트 지급 등의 임금부문 추가제시안을 냈다. 노조는 “신규 채용과 국내 공장 건설을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임금성은 부족하다”는 입장을 냈다. 노사는 12일 교섭을 이어갈 방침이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