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80부터"..'바이든 재선 출마 반대' 여론에 트럼프가 감싼 이유
'나이 탓' 바이든 좌절 땐 본인도 영향
미국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에 반대하는 여론이 대두되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를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바이든 대통령은 79세로 역사상 가장 나이 많은 대통령 중 한 명이지만 그 자체로 그는 노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능하고 영민한 80대, 심지어 90대도 많다”며 “실제로 인생은 80부터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만 “바이든이 그런 사람 중 한 명은 아니다”라며 “그것(유능하고 영민하지 않은 것)은 그의 나이와는 거의 상관이 없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SNS 글은 이날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반응이다. 이날 뉴욕타임스가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유권자 84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64%가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그가 ‘고령’(33%)이라는 점을 꼽았다.
역대 최고령으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이면 80세가 된다. 그가 2024년 대선에 다시 출마해 당선된다면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는 86세가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나선 이유는 실제로는 자신의 나이를 의식한 탓이다. 차기 대선 출마 의사를 내비쳐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76세로, 차기 대선 시점에서는 78세가 된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가 좌절되면 자신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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