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 200일만에 풀컬러 우주모습 선보이는 '인류의 눈' 웹망원경

정윤섭 2022. 7. 1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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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성탄절 발사 뒤 지구서 160만km 떨어진 궤도에서 우주 관측
용골자리 성운, 중력렌즈 은하단 등 우주 이미지 전격 공개 예정
허블 우주망원경이 2010년 포착한 용골자리 대성운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우주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인류의 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JWST)이 찍은 첫 번째 풀컬러(full-color) 우주 이미지가 12일(현지시간) 공개된다.

작년 12월 25일 우주를 향해 발사된 지 정확히 200일째 되는 날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2일 미 동부 시간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12일 오후 11시30분) 메릴랜드주 고다드 우주센터에서 웹사이트 방송과 각종 소셜미디어(SNS) 생중계 등을 통해 웹 우주 망원경이 찍은 사진을 공개한다.

이에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오후 백악관에서 미리 보기 행사를 통해 웹 망원경이 찍은 '맛보기용' 이미지 하나를 선보이고, 우주의 신비를 풀기 위한 인류의 노력을 평가했다.

약 100억 달러(13조1천400억 원)가 투입된 웹 망원경은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우주 관측 장비로 꼽힌다.

적외선으로 열을 감지하는 이 망원경은 우주 가스와 먼지구름을 뚫고 우주를 가장 멀리, 가장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

웹 망원경은 지난해 성탄절 유럽우주국(ESA) 발사장인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발사돼, 우주의 기원을 둘러싼 인류의 오랜 숙제를 풀기 위한 긴 여정에 올랐다.

우주 공간에서 18개의 금 코팅 베릴륨 육각형 거울로 구성된 지름 6.6m의 주경과 테니스 코트 크기의 열 방패막이를 펼친 웹망원경은 발사 이후 한 달 만인 올해 1월 24일 관측 궤도에 안착했다.

L2 궤도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상상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NAS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구에서 약 160만㎞ 떨어진 '제2 라그랑주 점'(L2)으로, 지구와 달 거리(36만km)의 4.4배에 달하는 지점이다.

L2는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곳으로, 웹 망원경이 안정적으로 태양 궤도를 돌며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점이다.

태양에서 바라본다면 열에 민감한 웹 망원경이 지구 뒤편에 숨어 초저온 상태에서 최적의 관측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장소다.

궤도에 안착한 웹 망원경은 수개월에 걸쳐 주경과 부경, 과학 장비 등을 미세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2월 11일에는 별빛을 처음으로 포착하고 셀카까지 찍어 지구로 전송했다. 주경의 18개 거울 조각이 큰곰자리의 항성 HD-84406을 겨냥해 각각 찍은 이미지가 점으로 표시된 것이었다.

웹망원경이 날개를 펼쳤을 뿐만 아니라 '눈'까지 뜨고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3월 17일에는 주경의 초점을 하나로 맞춰 지구에서 약 2천 광년 떨어진 별을 찍은 이미지를 공개했다.

웹망원경이 본격 가동하기도 전에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웹 망원경은 발사된 뒤 본격적인 관측을 준비하는 과정에 모래 알갱이보다 작은 크기의 미소 유성체와 모두 5차례에 걸쳐 충돌하기도 했다.

그 가운데 지난 5월 23~25일 충돌한 것이 가장 큰 것이었다.

다행히 웹 망원경 운영팀은 충돌로 찌그러진 부분을 상쇄하도록 주경의 거울을 미세 조정해 충돌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후문이다.

이어 지난달 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웹 망원경의 첫 결과물인 컬러 우주 이미지와 분광 자료를 이달 12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웹 망원경이 한 달가량 처리 과정을 거쳐 내놓을 컬러 이미지는 은하부터 외계행성까지 우주 천체 5곳을 찍은 사진이다.

제임스 웹 망원경의 관측 대상 중 하나인 남쪽고리 성운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8일에는 미국 메릴랜드주 소재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가 이 망원경을 공동 개발한 유럽우주국, 캐나다우주국(CSA)과 함께 관측 목록을 발표했다.

웹 망원경을 통해 전 세계 인류가 보게 될 첫 이미지 중 하나는 용골자리 대성운(Carina Nebula)으로, 지구에서 7천600광년 떨어져 있다.

용골자리 성운에서는 태양보다 수십 배는 더 큰 거대한 별들이 태어난다. 이 성운은 허블 망원경이 포착한 3광년 높이의 '미스틱 마운틴'(신비의 산) 등 우뚝 솟은 우주 먼지 기둥으로 유명하다.

웹 망원경이 분광 분석 기법으로 관측한 외계 행성은 2014년 발견된 WASP-96b다. 지구에서 1천150광년 떨어진 이 거대 가스 행성은 질량이 목성의 절반 정도이고, 3∼4일 공전 주기로 항성을 돈다.

지구에서 2천 광년 떨어져 있으며 지름이 0.5광년에 달하는 남쪽고리 성운, 1877년 처음 발견된 슈테팡 5중 은하도 웹 망원경이 관측한 곳이다.

이와 함께 웹 망원경이 발표할 SMACS 0723 은하단 이미지는 이른바 '중력 렌즈' 현상으로 관심을 끄는 천체다. 이 은하단은 뒤에 있는 천체의 빛을 확대해 휘게 하는 현상을 일으킨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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