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신공항 예정부지서 또 고려청자 발견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인 전북 부안 수라갯벌에서 고려청자인 고려상감청자국화문 잔이 발견됐다. 지난달 25일 고려말~조선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녹청자 다수가 발견된 후 두번째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신공항 예정부지 북쪽에 임시 수로를 내기 위해 갯벌을 2m 가량의 깊이로 파낸 모래더미에서 고려청자가 발견됐다고 12일 밝혔다. 이 유물은 포크레인으로 모래를 파내는 과정에서 일부분이 파손된 것으로 밝혀졌다. 공동행동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시민단체와 전문가집단이 생태·문화조사를 벌여왔다.
공동행동은 “처음 발견 당시에는 일부만 노출돼 있었지만 모래를 파 보니 거의 원형을 가지고 있는 청자였다”면서 “700여년전 수장돼 갯벌에 묻혀 있던 모습과 달리 깨진 단면은 선명한 청자의 속살을 보여주고 있었다”고 전했다.
공동행동은 이번에 발견된 고려청자는 지난달 녹청자 그릇이 발견된 지점에서 20여m 반경 안에서 나왔다며 이는 당시의 해저 문화층이 뚜렷이 형성되어 있고 문화재가 존재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만금 유역은 과거 40여년 전만 하더라도 지금의 해안선과 달랐다. 금강과 만경강, 동진강이 하나의 커다란 강하구를 공유하고 있었다. 강하구는 다양한 해양생물을 키웠다. 또 육지에서 생산된 곡물등 여러 물품이 육지에서 들고 나는 중요한 출입로로 육지와 바다를 이어주는 곳이었다.
특히 이 유역은 부안과 전남 신안, 강진등에서 생산된 도자기 등 많은 물품을 적재한 조운선들이 오르내리던 해상루트였다. 새만금 방조제 건설 당시 주변 해역에서 대량의 도자기 등 유물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공동행동은 잇달아 유물이 발견된 지역은 장소에 따라 퇴적 상황은 다르겠지만, 수라갯벌 주변의 간척과 매립(1920년대 옥구지역 간척사업, 1990년대 군산 외항공단 건립, 2005년 새만금 방조제)등으로 인위적 해류 변화가 생기고, 그동안 약 2m 이상의 뻘이 쌓이면서 묻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지난 100여년간 경기도에서 전남 해남에 이르는 해안선의 길이가 1910년대 3596㎞에서 2000년대에는 2148㎞로 39%가 감소했고, 900㎢에 달하는 갯벌 매립으로 극심한 해류변화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그동안 새만금 유역에서 어선의 그물에 간혹 청자등이 걸려 올라오는 것으로 보아 해안가 갯벌엔 당시 조운선의 문화적 활동을 알 수 있는 문화층이 어느 곳보다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었지만 단지 그 면적이 크다는 이유로 해저 문화재는 조사도 거치지 않고 매립돼 왔다”고 비판했다.
오동필 집행위원장은 “새만금호 유역은 해양생물의 집산지, 해운업의 이동로, 그리고 다양한 시대를 품어왔던 역사를 안고 있는 곳이지만 정부는 새만금 개발을 위해 생태적·문화적·역사적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지 않다”면서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인 수라갯벌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도 매장 문화재 조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에서 문화재가 다량 발견돼 보도자료와 공문을 각 기관에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6월 30일 새만금 신공항 고시를 강행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취소하고 매장된 해저 문화재 전수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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