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권 인사 비교하던 尹.. 1기 내각 낙마 수 文정부 넘어섰다 [뉴스+]
송옥렬 자진 사퇴·김주현 임명 강행
장관급 낙마·청문회 패싱 각 네 번째
文정부 1기 내각 장관 낙마는 세 차례
지지율 하락 속 전 정권과 비교 여전
인사 실패는 고스란히 정부에 대한 부정 평가로 돌아왔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두 달 만에 30%대로 주저앉았다. 한국 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여론조사 결과, 긍정 평가 37%, 부정 평가가 49%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인사(人事)’가 25%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경제·민생’이 12%로 나타나, 인사 실패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경제 문제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희롱 논란’에도 대통령실이 지명을 강행했던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0일 자진 사퇴하며 부실 검증 논란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송 후보자는 이날 오후 “큰 공직을 맡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새 정부 들어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장관급으로는 네 번째 낙마다.
송 후보자의 낙마는 예견된 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인사검증 단계에서 송 후보자가 지난 2014년 학생들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일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송 후보자 자신이 직접 성희롱 논란 때문에 당초 위원장 제의를 고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송 후보 지명 당시 해당 논란에 대해 “당사자가 직접 사과해 일단락된 사안”이라고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11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했다.
새 정부 들어 청문회를 건너뛴 임명 강행은 김창기 국세청장,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에 이어 네 번째다. 여소야대 지형에서 야당 ‘패싱’ 지적이 계속되지만, 대통령실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생 경제를 위해 챙겨야 할 현안이 많아 더 자리를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임명을 강행한 뒤에도 ‘뒷말’은 여전하다. 특히 ‘만취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다. 모든 공직자에게 음주운전은 치명적인 부적격 사유인데다, 교육부는 단 한 번의 음주운전 처벌도 교장 임용의 결격 사유로 삼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하고 있다. 때문에 네티즌들은 “음주운전하면 교장은 될 수 없어도 교육부 장관은 될 수 있다”며 비꼬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 정서를 무시한 채 논란 인사를 감싸고 도는 것도 반감을 키우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박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임명이 늦어져 야당과 언론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했다”며 야권과 언론의 인사검증 과정을 ‘공격’으로 규정했다. 지명 40일 만에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박 부총리는 만취 운전 전력과 연구 부정, 조교 갑질 등의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6일 KBS 라디오에서 “윤석열 정부는 인사를 할 때 도덕성에서 문제가 있는 사람은 다 잘라 냈다”며 “후보자들이 가진 사소한 도덕성의 하자에 정치적 비판과 비난이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디오 진행자가 “김인철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나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논란이 사소한 도덕성의 하자 문제라고 보기에는 어렵지 않느냐”고 하자 권 원내대표는 “물론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에서 임명했던 사람들의 면면과 비교해 보라”고 답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송 후보자에 대해 “그 사람이 술에 취해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잘못됐고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송 후보자가 그 당시에 사과를 했고 당사자가 문제삼지 않았다. 국민들께서 그런 진정성을 봐 줘서 일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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