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과자 훔쳤냐"..안전화·철막대로 룸메이트 때려 살해한 20대

/사진=뉴스1

밥을 못 먹게 하는 등 함께 살던 일용직 동료 남성에게 가혹행위를 하다 살해한 2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헌행)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26)에게 징역 16년, 살인 방조 혐의를 받은 B씨(40)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19일 세종시에 있는 거주지에서 자신의 과자를 몰래 가졌다는 이유로 안전화와 철제봉으로 피해자 C씨(27)를 수십차례 때리거나 발로 밟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C씨를 병원에 이송하는 등 조처를 하지 않아 살인에 도움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C씨는 폭행당한 후 의식을 잃었다가 잠시 의식을 되찾았으나 이틀 뒤인 12월21일 뇌부종으로 숨졌다.

당시 A씨와 B씨는 C씨가 의식을 찾았다가 다시 잠에 빠지고 코를 심하게 고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으나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고 방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A씨는 지난 2020년 1월 공사 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C씨를 알게 됐다. 이들은 월세와 생활비 등을 분담하는 조건으로 함께 지내게 됐으며 B씨 역시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이들과 함께 생활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피해자가 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음식을 먹지 못하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음식 통제 등으로 영양 섭취 부족 상태였던 피해자는 사망 당시 165㎝에 38㎏에 불과했다. A씨는 신장 176㎝에 체중 120㎏로, C씨는 체격이 더 좋은 A씨에게 제압돼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A씨는 방 안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피해자의 행동을 감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살인은 사람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범죄로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 용인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 수개월 전부터 피해자를 폭행하고 음식을 주지 않는 등 가혹행위를 이어오다 몰래 음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흉기를 사용해 무차별적인 가격 후 쓰러진 피해자를 2일 동안 방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살인의 범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고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범행의 잔혹성과 중대성 등을 고려하면 책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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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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