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테라 알보 이파리 팔아 월 2000만원 수익..취미가 주업 됐어요"
[Interview] '몬스테라 알보로 시작하는 식(植)테크의 모든 것' 저자 박선호
코로나19 확산 이후 식물 집사(집에서 식물을 열심히 키우는 사람) 시대가 열렸다.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기간 중 식물 집사가 증가한 배경으로는 정서적 안정에 대한 이유가 컸다.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해 생긴 우울증이나 무기력함)를 겪으며 녹색 식물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에 대한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물론, 팬데믹 기간 중 통화 유동성 확대로 발생한 자산 거품 현상으로, 식(植)테크(식물+재테크)가 유행한 점도 식물 집사 증가를 가속화한 원인이 됐다. 식물 집사가 늘면서, 반려식물을 ‘새로운 반려동물’로 정의하고, 홈가드닝(집에서 식물 가꾸기) 시장을 정조준한 신사업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식물 재배법을 알려주는 앱이나 식물 친화형 호텔을 예로 들 수 있다. 식물집사를 겨냥한 가정용 식물재배기 판매가 크게 증가하면서 식물가전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팬데믹 시작 이후 성장 드라이브를 건 홈가드닝 시장과 이에 편승한 기업들을 짚어본 이유다. [편집자주]
“운영하던 국어학원에 빛이 잘 들어서 취미로 기르다 팔기 시작했는데 몬스테라 수익이 테슬라, 애플 등 빅테크에 투자한 것보다 더 좋았다. 한 달에 이파리 20개 정도를 파는데 월 수익이 2000만원 정도다.”
6월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만난 박선호씨는 희귀무늬종 몬스테라 재테크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몬스테라는 멕시코, 태국, 베트남, 중국 남부 등지에 사는 열대 관엽식물로, 인테리어용으로 인기가 많은 식물이다. 특히 무늬가 독특한 몬스테라는 무늬 없는 것에 비해 3~10배가량 비싼 편인데, ‘희귀한 돌연변이’이기 때문이다. 씨앗을 심는다고 해도 무늬 있게 자라는 것이 아니어서 희귀 몬스테라 이파리를 자른 걸 튼튼하게 키우거나, 개량을 통해 만들어 내야 한다.
그는 “코로나19 때 학원 운영이 어려워져 월세와 전기세를 충당하려고 몬스테라를 팔기 시작했는데 샀을 때보다 10배 높은 값을 받았다”며 “그 후 이게 주업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얀 무늬인 알보는 이파리 하나당 50만~100만원, 노랑 무늬인 옐로우는 150만~200만원, 도트 무늬인 민트는 500만~1000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고 했다. 희귀무늬종 몬스테라에 빠져 유튜브를 시작하고 책 출간까지 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몬스테라 가격이 높은 이유는.
”몬스테라 알보는 2018~2019년 식물 마니아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식물 유행은 1년 정도 지속되고 마는 편인데, 코로나19로 유행이 지속됐다. 식물업자들이 대량으로 생산해내기 쉽지 않은 식물인 데다 바나나뿌리선충 유입 우려로 해외로부터 수입이 금지되면서 가격이 더 올랐다.”
해외에서도 유행했나.
“전 세계적인 트렌드다. 해외 시장이 국내보다 훨씬 크다. 지금도 해외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희귀 몬스테라 사진을 올리면 ‘좋아요’가 몇만 개나 달린다. 식물을 사랑하는 인구가 늘고, 친환경 트렌드로 식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서 인기를 끌었다는 말도 있는데, 사실 몬스테라 유행은 소셜미디어(SNS) 역할이 크다.”
올해 1월 수입이 가능해진 뒤, 국내 가격이 반토막 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몬스테라 알보 잎 하나가 100만원에서 50만원 정도로 내렸다. 하지만 여전히 수요가 많다. 수입이 가능해졌지만 검역 통과 과정이 어렵고 바나나뿌리선충이 나오면 전량 폐기해야 해 이러한 리스크까지 감수하고 수입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 만약 구매 가격보다 시세가 떨어지더라도 번식이 잘되기 때문에 얼마든지 본전을 되찾을 수 있다. 물론 유행이 바뀌거나 가격이 내릴 수 있지만, 몬스테라의 장점은 분명하다. 인테리어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예뻐서 거래량이 많고, 환금성이 좋다는 거다. 습도에 영향을 안 받고 성장 속도가 빨라서 집에서도 손쉽게 개체를 늘릴 수 있다.”
식테크가 다른 재테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세금 혜택이 많다. 부가가치세가 면제되고, 10억원까지 소득세도 비과세다. 식물을 키우면서 힐링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점은 주로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에서 팔기 때문에 정확한 시세 확인이 어렵고, 상태가 좋지 않은 식물을 비싼 값에 사는 등 사기를 당할 수도 있다는 거다. 관리를 잘 하지 않아 식물이 죽으면 타격이 있다. 식테크를 하려면 좋은 식물을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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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녹색 힐링에 빠진 사람들
①재택 취미·코로나 블루 방역 아이템으로 ‘식물 추앙’ 시대
②[Infographic]팬데믹이 가속화한 식물 집사 시대
Part 2. 식물 추앙 시대 올라탄 기업들
③[Interview] 세계 최초 AI 기반 반려식물 관리 앱 ‘그레그’ 개발 그레가리우스 창업자 겸 CEO 알렉스 로스
④[Interview] 식물재배기 ‘틔운’ 선보인 신상윤 스프라우트 컴퍼니 대표
⑤[Interview] 세계 최초 식물 동행 호텔 美 렉싱턴 엘우드 호텔공동 오너 데이비드 베이더
⑥[Interview] 국내 최초 사이버 식물병원 이현주 연구사
⑦[Interview] 식물재배기 스타트업에 투자한아후 세르터 파크홀딩스 회장
Part 3. 식테크의 모든 것
⑧[Interview] ‘반려식물 난초 재테크’ 저자 이대건 농학박사
⑨[Interview] ‘몬스테라 알보로 시작하는 식(植)테크의 모든 것’저자 박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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