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가격 하락에 실적 엇갈린 삼성D·LGD.. OLED 전환 더 빨라진다
삼성디스플레이, LCD 손실에도 2분기 선방
LCD 완전 철수에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LGD, 8분기 만에 1000억원대 영업적자 우려
LCD 매출 비중 65%, 하반기 반등 가능성도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 고물가·고금리 현상으로 인해 TV 수요가 둔화되면서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LCD 완전 철수를 선언한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수요 부진에 따른 악영향이 제한된 반면 LG디스플레이는 LCD 역풍을 정면으로 맞으면서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가 전망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2분기 평균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8732억원, 1조283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2% 줄어든 성적이다.
스마트폰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에 게이밍 중소형 발광다이오드(OLED) 등 신규 수요가 확대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은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LCD TV 수요가 급감하면서 최근 철수한 LCD 손실이 2분기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2분기 LCD 사업에서만 860억~97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부진한 실적이 예고된 상태다. 증권사들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2분기 매출 6조2441억원, 영업손실 1363억원을 거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4%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2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최대 415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영업손실이 확정될 경우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8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악화 원인은 LCD 수요 부진에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의 65%를 LCD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TV용 LCD 수요가 급감하면서 LCD 가격은 급락했고, 최근 들어 정보기술(IT)용 LCD도 OLED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LCD 의존도가 높은 LG디스플레이가 직격탄을 맞았다.
LG디스플레이는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같이 섣불리 LCD 철수를 강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등 여전히 IT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LCD의 비중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LCD가 OLED로 전환하는 장기적인 흐름에는 동의하지만 당장은 사업 철수가 아닌 축소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 전망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전망은 엇갈린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고물가·고금리 현상으로 디스플레이 수요가 둔화하면서 전체 디스플레이 수요는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LCD 전면 철수, IT용 OLED에 집중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신제품 출시 효과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 중단과 OLED A3 감가상각 종료, 성수기 효과로 양호한 실적이 전망된다”라고 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LCD 수요 감소가 계속되면서 당분간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올해 하반기 IT와 TV 수요가 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TV용 OLED의 경우 연내 신규 고객사 공급이 어렵고, 중국 광저우 공장의 고정비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올해 3분기까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OLED 전환에 속도를 내 LCD 시장을 삼킨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OLED 시장에서는 여전히 국내 업체들이 기술력과 생산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OLED 전환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디스플레이 기술 초격차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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