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네탓 공방.. 與 "사개특위 때문" 野 "국힘 내홍 때문"

최형창 2022. 7. 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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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가 후반기의 닻을 올렸지만, 의장단만 선출한 뒤 '잠정 휴업' 상태다.

최근 민주당 출신 김 의장 등 의장단 선출에 협조했다는 점과 하반기 국회에선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기로 한 지난해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 등을 내세우며 이같이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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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째 협상 난항에 여야 '동상이몽'
박홍근 "與 의도적 지연전술 진전 없어
민생·인사청문 특위 단독 추진 가능성"
金의장, 12일 원내대표 만나 담판 주재
與 "의장단 선출 협조했는데 野는 외면
법사위장 등 이전 합의 사항 이행해야"
소득세 개편 등 처리 원구성 결단 압박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뉴시스
21대 국회가 후반기의 닻을 올렸지만, 의장단만 선출한 뒤 ‘잠정 휴업’ 상태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원구성 문제를 놓고 여야가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야 모두 “원구성을 서두르자”고 외치고 있지만 ‘동상이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원구성 협상 타결이 안 되면 국회의장 직권으로 민생경제·인사청문 특별위원회를 추진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이 새 국면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1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원구성 협상이 국민의힘 내부 갈등과 의도적 지연술로 인해 진전이 없다”며 “(여당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민생입법 처리를 위한 민생경제 특위와 함께 공직후보자의 국민 검증을 위한 인사청문특위 구성에 바로 착수해주실 것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김 의장이 제안한 민생·인사청문 특위 구성에 단독 참여 가능성을 시사하며 대여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야당에선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 징계 후 내부 정리가 안 되고, 떨어지는 지지율 탓에 국회를 여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남 탓’ 때문에 원구성 협상이 공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징계에 따른 후폭풍으로 당이 어수선한 상황인 건 맞지만, 이와 별개로 원내수석부대표 간 물밑 접촉 등을 꾸준히 이어온 데다 상임위원장 배분 관련 입장도 어느 정도 정리돼 있어 민주당이 한발 물러서기만 하면 언제든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이 혼란한 틈을 이용해서 민주당이 말도 안 되는 억지로 원구성 지연의 책임을 우리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며 “우리 당이 조건 없이 의장단 선출에 협조하고 양보를 했다. 이제 민주당이 조건 없이 상임위 구성, 상임위원장 선출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는 특히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는 대신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의 후속 조치 격인 사개특위 구성에 협조하라는 민주당의 ‘조건’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사개특위를 구성하는 대신 자당이 위원장을 맡고, 여야가 동수로 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역제안을 협상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최근 민주당 출신 김 의장 등 의장단 선출에 협조했다는 점과 하반기 국회에선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기로 한 지난해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 등을 내세우며 이같이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특위라도 우선 구성해 국회를 열자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빠르게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게 가장 좋겠지만 입장차가 현격하고, 저쪽(국민의힘)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상식 밖 주장을 하고 있다”며 “시급한 민생경제 입법이나 인사청문회를 위한 특위 구성은 바로 가능하다. 오늘이라도 ‘이것만이라도 이번 주에 처리하자’고 하면 (특위 구성을) 못 할 일이 없다”고 국민의힘을 거듭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두 번째)과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를 비롯한 의원들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김 의장은 12일 오전 11시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원구성 합의를 위한 담판을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와 깊은 얘기를 나누려 한다”고 밝혔다. 의장 중심으로 여야가 한 발씩 양보하면 이번주 안에 원구성 협상이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상 여야 협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오는 17일 제헌절 전에는 국회가 정상 가동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최형창·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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