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당대표 출마 강훈식 "진보 진영 재구성할 것..86세대와 난 다르다"
"준거집단 명확히해야..선명야당 보단 대안정당..먹고사는 문제 해결"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한재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8·2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강훈식 의원은 12일 "당 대표가 되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강 의원은 '문제는 경제야 위원회'를 설치, 민생 문제를 해결해 당을 수권 정당, 대안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강 의원은 당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유력 주자 중 한 명으로 지난 4일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강 의원은 이날 뉴스1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가 느끼는 체감상 경제적 어려움을 가을바람이라고 칭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상황은 빙하기"라며 "적극적인 대책과 야당의 무한 협조를 요청해도 시원찮을 판에 현 정권은 검찰공화국을 만드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윤석열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한국 경제가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이라는 N고 위기를 겪고 있는데 윤 대통령은 인사 참사, 비선 논란으로 손을 놓고 있고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한다"면서 "당 대표가 되면 파격적인 조치와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어 "쓸모없는 정치를 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쓸모있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선명 야당이 아닌 대안 정당을 만드는 데 주력,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의원은 이날 민주당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원인으로 민주당만의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기본과 상식을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에 대한 반성과 함께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을 명확히 하기 위해 당 대표가 되면 '진보재구성위원회'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수 정당은 지난 총선 패배 이후 세력을 재구성하는데 성공했다"며 "그것이 옳든 그르든 준거집단을 명확히 했다"고 짚었다.
이어 "예컨대 보수는 남녀를 가르기 위해 여가부 폐지 공약을 꺼내 들었고 그것에 맞는 이준석 대표라는 인물도 나타났다"며 "반면 우리는 동서 갈등을 통합으로, 남북 분단은 화해라는 담론으로 집권했지만, 지금은 준거집단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준거집단은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를 위해 일하느냐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30년 전 서민은 청계천 미싱 노동자였고 지금은 일용직 노동자나 특수고용 노동자일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정확하게 타기팅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화물연대 파업 때도 우리가 무기력했던 이유는 명확한 타기팅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사람들, 플랫폼 노동자들, 혹은 오로지 몸 하나 머리 하나로 헌신적으로 삶을 사는 분들 등 준거집단을 명확하게 타기팅해서 그들을 위한 정책과 일의 방향을 정하면 진보 진영도 반드시 재구성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강 의원은 보수 진영이 지난 대선에서 젊은층과 남성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았던 것처럼 진보도 노인과 강남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구체적으로 전남 인구보다 강남 4구 인구가 더 많다"며 "그런데 우리가 강남 좌파라는 말을 사라진 시대에 살게 만들었다"고 반성했다.
강 의원은 "강남에도 진보적인 사람들이 많고 그분들을 민주당을 지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전략적으로 65세 이상 어르신들도 잘 모실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민주당도 이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새 당 대표가 지녀야 할 능력으로 Δ170석 의원을 운영할 정무적·전략적 판단 Δ모든 계파를 끌고 갈 통합 능력 Δ새로운 리더십을 꼽으며 그 적임자는 바로 자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강 의원은 특히 당내 계파 문제와 관련해 우원식 원내대표 시절 원내대변인과 이해찬 대표 밑에서 전략기획위원장, 이재명 대통령 후보 캠프 전략기획위원장 등을 역임했다는 점을 강조, "계파보다는 역할 중심으로 당에서 일해왔다"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통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97그룹이 86세대의 복제품 혹은 아류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선배 세대 학생회는 독재와 반독재 구도에서 운동을 했는데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가장 중요했고 그것만이 선이었다"며 "그러나 제가 총학을 이끌 때는 취업과 사회문제를 포함해 보다 실용 노선을 걸었기 때문에 현시대에서는 이같은 길을 거쳐온 내가 더 적임자"라고 반박했다.
당 대표 출마가 유력한 이재명 의원과의 경쟁에 대해서는 정정당당하게 임하다 보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스타 의원도 아니고 특정 계파와 배경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14년 전 자민련 텃밭에 도전한 깡다구 있는 재선 의원이 비수도권 후보로 유일하게 도전해 예비경선을 통과한다면 새로운 파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본선에 올라가면 어떤 변화의 바람이 일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고 그 관심에 바람이 붙으면 훈풍이 강풍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또 선명 야당보다 대안 정당으로서 쓸모있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저에게도 민주당에게도 새로운 의미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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