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넉 달째 적자 우려..對 중국 수출도 '비상'

고은결 2022. 7.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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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올들어 누적 무역적자 159억불 달해
원유·가스 등 에너지 가격 오른 영향
대중국 수출도 둔화하며 무역 불안↑
수출지역 다변화·품목 확대 등 필요
정부, 수출 기업 지원 늘려 대응 계획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1일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의 모습. 2021.08.01. yulnet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우리나라 무역에 비상등이 켜졌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무역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코로나19가 길어지며 수출 성장세는 점차 더뎌지고 있다. 특히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은 158억 달러, 수입은 213억 달러를 각각 기록해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55억28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수지는 158억8400만 달러 적자에 달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7월까지 4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낼 가능성도 있다. 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적자를 낸 것은 지난 2008년(6~9월) 이후 한 번도 없었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에너지 수입액이 늘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공급망 불안이 커지자 에너지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원유·가스·석탄의 수입 증가액은 매월 무역적자 규모를 상회하며 무역적자 발생의 핵심 요인이 됐다. 이들 3대 에너지원의 올 상반기 누적 수입액은 총 878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10억 달러(87.5%) 늘었다.

대중국 수출도 '주춤'…수출 경쟁력 강화 절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둔화도 우리 무역의 불안 요인이 되고 있는 양상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은 0.8% 감소했다. 반도체, 무선통신기기에 대한 호조세는 이어졌지만, 중국 내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시장이 침체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의 대(對) 중국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8.9% 급감했다.

문제는 중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의 자리가 좁아질수록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받는다는 점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수출의 특징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대중국 수출이 10% 줄면, 국내 경제 성장률은 0.56%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중국은 여전히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25.3%로 주요국 중 가장 높다. 반면 지난해 중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8%로 2017년과 비교해 1.9%p 떨어져, 2년 연속 대만에 중국 수입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다.

원인은 주력 수출 품목의 대중국 수출 감소, 수입이 확대되는 부문에서의 우리 제품 경쟁력 하락 등이 꼽힌다. 중국의 내수 강화 산업정책과 수입구조 재편이 이어지면, 중간재와 가공무역 위주의 우리 수출 경쟁력은 갈수록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메모리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에서 대만, 아세안 등 역내 신흥국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는 앞선 보고서에서 "대중국 수출을 대체할 만한 아세안과 선진국 등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유통 채널을 공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아린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중국 수입 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하려면 수출 품목 다양화, 전략품목 발굴, 한-중 자유무역협정 업그레이드 협상 등으로 중국 수입 시장 접근성 개선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03. photo@newsis.com

정부, 하반기 수출 우려…무역금융 등 지원 확대

정부도 하반기 수출 상황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세부 내역과 향후 여건을 자세히 보면 하반기 수출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며 "주요국 성장세가 둔화되고, 전 세계 교역량도 위축될 걸로 보여 주력 품목 수출 신장세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며 "중소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수출 실적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일단 물류 부담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해 무역금융을 당초 계획 261조3000억원에서 301조3000억원+α(알파)로 40조원(15.3%) 이상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경제규제혁신TF'를 중심으로 규제를 집중 혁파하고, 수출업계 인력난 완화를 위해 근로시간제 개선, 외국인 고용 확대를 위한 비자제도 개선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밖에 오는 13일 '민관합동 수출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해 업종별 수출 상황을 진단하고 무역적자 해소,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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