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25시] '울산선거' 재판 나온 이광철 "증언 않겠다"만 130번

법조계 "조국 前장관 재판 보는듯"
조, 아내 재판서 300번 증언 거부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11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증언하지 않겠다”는 말만 130여 차례 반복했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재판장 장용범)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서울고검에 항고 중인 사건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 예상된다”며 “신문 일체에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했다.

누구든지 자신이 기소될 염려가 있으면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형사소송법에 규정돼 있다. 이 전 비서관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비위 첩보를 경찰에 넘기는 데 관여한 의혹으로 수사받았다. 작년 서울중앙지검은 “범행에 가담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면서도 이 전 비서관을 기소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이 항고하면서 서울고검이 재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전 비서관은 40여 분간 진행된 검찰과 변호인 신문에 대해 모두 “증언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 선임행정관 근무 당시 민정수석이 조국이었느냐”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캠프에서 활동했느냐” 등 이미 알려진 사실을 묻는 질문에도 증언을 거부했다.

법조계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재판이 떠오른다’는 말이 나왔다. 조 전 장관은 2020년 9월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형사소송법 148조를 따르겠다”는 말만 300여 차례 반복했다. 이 조항은 자신이나 친족이 유죄 판결을 받을 우려가 있는 경우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정 전 교수도 자신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140여 차례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이 전 비서관은 현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또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사건과 관련, 청와대가 ‘월북 지침’을 내리는 데 관여한 혐의로 최근 검찰에 고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