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97그룹' 본격 대결.. 李, 17일 당대표 출마 선언할듯

허동준 기자 2022. 7. 1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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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측 "신중에 신중 기할 것".. 출마 앞두고 강성 이미지 탈피 고심
"강경파 '처럼회'와 거리두자" 의견도.. 박용진 "97그룹, 단일화로 맞설 수도"
靑출신 윤영찬-고민정 최고위원 출마.. "李의 민주당 막아라" 컷오프 경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8·28 전당대회 후보 등록 시작일인 17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 의원들이 일제히 출마 선언을 마친 가운데 이 의원이 마지막으로 가세하면서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선거도 ‘친명(친이재명)’ 대 ‘비명(비이재명)’ 구도로 자리잡으면서 ‘러닝메이트’ 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강성’ 이미지 탈피 고심하는 李

11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의원 측은 17일을 공식 출격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여전히 출마를 반대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는 것”이라며 “등판 즉시 이 의원에게 집중될 ‘네거티브’ 공격을 하루라도 덜 두드려 맞자는 의도도 있다”고 했다.

출마 선언을 앞두고 이 의원 측은 강성 이미지 탈피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열린 참모그룹 회의에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을 주도해 온 강경파 초선 의원그룹인 “‘처럼회’와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이들을 비롯해 강경파 정청래 의원 등이 ‘범친명계’로 분류되는 것이 당내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이에 따라 처럼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 대신 김병욱 박찬대 문진석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프레임도 이 의원에겐 부담이다. 압도적인 표 차로 승리하지 못할 경우 이 의원의 당 대표 수행에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 ‘어대명’ 프레임을 깨기 위한 97그룹의 단일화 가능성도 변수다. 박용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어대명이라는 체념의 울타리를 부수고 민주당이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들썩들썩하는 전당대회를 만들기 위해 단일화도 매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친명계 박주민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4명이 각각 성장한 배경이라든지 정치에 입문한 이후 행보가 다른데 무리하게 그룹으로 엮는 것이 과연 맞느냐”며 거리를 뒀다.

이 의원은 이날도 의원총회 회의장을 나서다 “출마 결심은 아직인지” “고심 중인 부분이 어떤 건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맙습니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그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개딸’ 등 강성 지지층과 주고받은 트윗에선 “주인 노릇 잘해야 주인 대접 받는다” “월 1000원 당비를 내면 민주당의 모든 의사결정에 참여 가능하다” “누구 좋으라고 탈당하냐” 등 공격적인 당 가입 및 활동을 주문했다.
○ 윤곽 드러낸 최고위원 대진표

후보 등록일이 임박하면서 최고위원 출마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출마자마다 ‘이재명 마케팅’을 가동한 가운데 위기의식을 느낀 친문(친문재인) 및 비명계의 출마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양이원영 의원은 11일 출마 선언에서 “유능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전면에 배치돼야 한다”며 “비록 (선거에서) 패했지만 역대 가장 많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재명이라는 자산이 있다”고 했다. 처럼회 소속 장경태 의원과 3선 서영교 의원에 이어 역시 ‘이재명 러닝메이트’를 자처하고 나선 것.

이에 맞서 친문 진영에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고민정, 윤영찬 의원이 12일 각각 출마 선언에 나선다. 두 의원은 문재인 청와대 비서진 소속 의원들이 주축인 ‘초금회’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광주 지역 송갑석 의원도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 7명 등 9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2명만 친명계가 차지해도 완전한 ‘이재명 체제’가 구축된다. 최고위원 7명 중 2명은 당 대표가 임명하는 지명직이기 때문.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되는 것만은 막기 위해 친명 대 비명, 친명 대 친문 간 치열한 컷오프 전쟁이 예상된다”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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