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진주만 잊었나"..中, 미일 동맹 강화 움직임에 '불편 기색'

정윤영 기자,김현 특파원 2022. 7. 12.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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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1일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망과 관련해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이 가시화하는 일본의 개헌 움직임과 미일 동맹 강화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미국 정부가 일본 전 총리의 조문을 위해 일본에 이례적으로 방문한 것은 미국이 일본에 부여하는 지정학적 중요성을 강조한다면서 미일 동맹 강화는 일본을 더욱 공격적인 국가로 변모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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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 아베 피격 계기로 평화헌법 개정 시동걸 것"
"호랑이 기르는 재앙 자초..日은 미국에 '도끼잡이'일 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1일 (현지시간) 아베 신조 전 총리 조문 차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기 위해 램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와 도쿄 총리 관저에 도착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워싱턴=뉴스1) 정윤영 기자,김현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1일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망과 관련해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이 가시화하는 일본의 개헌 움직임과 미일 동맹 강화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미국 정부가 일본 전 총리의 조문을 위해 일본에 이례적으로 방문한 것은 미국이 일본에 부여하는 지정학적 중요성을 강조한다면서 미일 동맹 강화는 일본을 더욱 공격적인 국가로 변모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 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마친 뒤 미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아베 전 총리의 서거 이후 일정을 급변경해 이날 일본으로 향했다.

블링컨 장관은 11일 오전 일본 도쿄도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약 10분간 만난 뒤 "아베 전 총리는 확고한 미·일 동맹의 옹호자이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는 앞을 내다보는 비전을 내걸고 미국을 비롯한 동지 국가의 연계 강화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같은날 성명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아베 전 총리의 유산에 대해 언급했고, 일본과 미국의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의 비전을 증진시키기 위해 아베 전 총리와 함께 했던 공동의 노력을 상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전문가들은 일본이 아베 전 총리의 서거를 계기로 평화헌법 개정에 시동을 걸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뤼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한반도 문제 전문가는 미국이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계기로 일본을 더욱 가까이 끌어들이고자 한다면서 미국은 일본이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4개국 비공식 안보 협력체)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 아시아-태평양에서 지정학적 목표를 위해 봉사하는 '도끼잡이'가 계속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질서의 굴레에서 벗어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아베의 죽음은 일본 국내 정치를 확실히 변화시켰고 특히 동아시아와 동북아시아의 지역 안보에 파급 효과를 미쳤다. 아베의 유산을 계승한다는 구실을 내세워 일본 내 우익이 더욱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뤼차오는 이어 "일본과 미국은 미-일 동맹을 고도화해 이익을 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역사적 잘못을 한 번도 인정하지 않은 일본 우익 세력의 확장에는 근시안적"이라며 "미국은 진주만이 '역사'라고 생각하는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다. 미국은 호랑이를 기르는 재앙을 자초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소장인 다즈강 역시 미국이 인도 태평양 전략과 대만 문제에 있어 '친구'이자 '나팔수'였던 인물(아베 전 총리)을 잃은 것을 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0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의 압승을 견인하면서 기시다 총리가 지난 8일 피격 사망한 아베 전 총리의 숙원인 '개헌'을 이룰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명 '개헌 세력'으로 분류되는 자민당·공명당과 함께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 등 4개 정당은 10일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166석)을 넉넉히 웃도는 177석을 확보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1일 (현지시간) 아베 신조 전 총리 조문 차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기 위해 램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와 도쿄 총리 관저에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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