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뺄 수 없어 저렴한 부위로.." 치솟는 물가 급식 위협

육류가격 올라 부위 바꿔 사용
콩기름값 천정부지 튀김류 줄여
도교육청 단가 13% 상향 지원
현장 "물가 고려 추가지원 필요"

치솟는 물가로 강원도내 학생들의 급식도 위협받고 있다. 일선 학교들은 튀김을 줄이고, 고기 부위를 바꾸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며 학생들의 식단을 가격에 맞게 구성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률이 가파른 만큼 급식 단가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춘천의 한 중학교는 육류의 값이 크게 오르자 돼지고기 앞다리(전지)에서 뒷다리(후지)로 식자재를 바꿔 사용하고 있다. 올해 초 1㎏에 1만원이었던 전지는 현재 1만4700원으로 47% 올랐고, 같은 기간 후지도 4770원에서 7420원으로 2650원 올랐다. 18ℓ당 4만원대였던 식용유 가격도 최근에는 6만2000원을 넘어섰다. 해당 학교의 영양교사는 “메뉴에서 고기를 뺄 수는 없으니 저렴한 부위를 찾게 된다”면서 “계속 물가가 올라 걱정”이라고 염려했다.

원주의 한 고등학교는 콩기름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식단에서 튀김을 줄여나가는 추세다. 육류 가격도 많이 올라 닭튀김을 할 때는 떡이나 감자, 고구마 등을 함께 튀겨 양을 늘리고 있다. 삼겹살의 경우 학생들이 선호해 최대한 사용하려고 하지만, ㎏당 2만2000원대였던 삼겹살이 한 달 새 3만2000원으로 1만원 이상 오르면서 결국 전지를 섞어 사용하고 있다. 해당 고교는 한 번의 식사에 돼지고기 130㎏이 사용된다.

올해 도교육청은 급식단가를 전년 대비 13% 올린 2830원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급식의 질 유지를 위한 추가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현미 강원도영양교사회장(고성 도학초 영양교사)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추가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면서 “3월과 비교해 크게 오른 물가로 지원금이 늘었음에도 급식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추가적인 지원이 없다면 결국 급식의 질이 더욱 떨어지게 될 것”이라 우려했다.

도교육청 역시도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올해 하반기 추경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무상급식의 경우 지자체와 분담해 진행하기 때문에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학교 급식 표준 식품비 지원 단가가 13% 올랐고, 친환경 식재료비 지원 단가도 70원(400원)이 올랐다”면서 “물가인상으로 인한 부분에 대해서는 도청과 이야기를 해 추경에 반영하도록 하겠으나, 교육청 혼자 인상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양측은 오는 12일 협의를 진행한다. 정민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