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않은 '조문외교'..경색된 한일관계에 변화 계기 될까?
[앵커]
아베 전 총리 장례식에 우리 정부가 이전보다 조문단의 격을 높여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양국 고위급 교류가 멈춰선 상태에서 예정에 없는 '조문외교'의 장이 열리는 건데, 경색된 한일관계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일본 전직 총리가 사망하면 통상 사흘 후 가족장을 먼저 치르고, 한 달쯤 후 정부와 집권 자민당이 주관하는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아베 전 총리 장례 절차도 같은 수순이 될 거로 보이는데 우리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조문 사절로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외교부 장관이나 주일대사를 보냈던 과거에 비하면 조문단의 격을 높인 겁니다.
[박진/외교부 장관 :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어서 파견 조문사절단을 구성할 예정입니다."]
특히 지난 2주 사이 양국 정상과 외교장관들이 잇따라 다자회의장에서 만났음에도 한일 양자회담은 번번이 무산됐는데, 예정에 없던 고위급 교류의 장이 마련되는 겁니다.
이 같은 조문 사절 파견은 국가 간 교류를 재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독도 수로 측량 문제로 한일 관계가 경색됐던 2006년, 하시모토 전 총리 장례식에 반기문 당시 외교장관이 참석하며 소통 재개의 발판을 마련했단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자민당이 아베 전 총리 유산인 개헌 추진을 예고하고 있고, 과거사 문제는 현재 진행형인 만큼 당장 눈에 띄는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조양현/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책임교수 : "일본으로서는 (조문을) 환영을 하되, 과거사라는 특수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관계를)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재료로 삼기에는 부족하지 않으냐..."]
오늘 박진 외교장관과 김진표 국회의장이 조문한 데 이어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이 주한 일본대사관이 마련한 분향소를 찾을 예정입니다.
태국을 방문 중인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귀국 일정을 미루고 도쿄로 이동해 기시다 총리를 면담하고, 유족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편지를 전달했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이근희
신지혜 기자 (ne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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