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가 꿈꾸던 개헌 힘 실려..中 "역사에서 교훈 얻길"
[앵커]
아베 전 총리 사망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치러진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가능한 한 빨리 개헌을 발의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도쿄 연결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원기 특파원!
자민당이 이번에도 크게 이겼다면서요?
[기자]
네, 일본 상원 격인 참의원은 임기가 6년인데 3년마다 전체 의원의 절반 정도를 선출합니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선 백25석을 새로 뽑았는데 집권 자민당이 63석,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13석, 합쳐서 76석을 얻었습니다.
참의원의 의석은 모두 248석, 두 여당은 기존 의석과 합쳐서 146석을 확보했습니다.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까지 합하면 모두 177석입니다.
개헌에 긍정적인 세력이 전체 의석의 2/3 넘게 확보한 겁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에 이어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의 압승을 이끌어 내 당내 입지가 훨씬 강화됐습니다.
일본에서 앞으로 3년 간은 전국 규모의 대형 선거가 치러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시다 총리로서는 이른바 '황금의 3년'이라는 시간을 갖게 됐는데 경제와 안보 등 정책과 한.일 관계에 있어서 기시다의 입지는 넓어졌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그런데 기시다 총리가 선거 승리가 확정된 뒤 기자회견에서 개헌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죠?
어떤 배경에서 나온 말일까요?
[기자]
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조기에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는데요.
개헌은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3분의 2 이상이 각각 찬성해야 발의가 가능한데 일단 기본 여건은 갖춰졌습니다.
또 전과 다르게 최근 러시아, 중국, 북한 문제로 일본 내 안보 불안감이 커졌고요.
아베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개헌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뜻을 이어받아, (특히 아베 전 총리가 열정을 쏟아온) 헌법 개정 등 (아베) 자신의 손으로 이루지 못한 난제를 풀어가겠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과거 총리 재임 때는 물론 퇴임 이후에도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해 위헌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왔습니다.
개헌으로 일본을 전쟁이 가능한 '보통 국가'로 만드는 것이 꿈이었는데, 결국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앵커]
이같은 일본의 헌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중국은 곧바로 견제하고 나섰네요?
[기자]
네, '역사의 교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오늘 내놓은 논평입니다.
일본의 개헌 문제는 국제사회와 아시아 이웃 국가로부터 고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는데요.
조선 식민지 지배와 태평양 전쟁으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일본이 과거를 잊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말입니다.
이런 주변국 반발이 여전한데다 일본 개헌 세력 내부에서도 시기나 내용, 방향을 놓고 이견이 존재하고 있어 개헌 추진이 생각보다 순조롭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아베 전 총리 총격 사망과 관련해, 우리에게 통일교란 이름으로 잘 알려진 종교단체가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했죠?
[기자]
네, 살인 용의자 야마가미는 자기 어머니가 빠진 특정 종교와 아베 전 총리가 관련이 있다고 판단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는데요.
논란이 커지자 해당 종교단체로 지목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즉 옛 통일교 일본 교회 측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전 총리와의 관련성을 부인했습니다.
[다나카 도미히로/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회장 : "아베 전 총리가 회원으로 등록된 적도 없고, 고문이 된 적도 없습니다. 명확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야마가미 용의자의 어머니에 대해선 98년쯤부터 신자가 됐고 두 달 전 행사에도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야마가미 가정이 2002년쯤 파산한 사실도 확인했지만 그 이유는 알지 못하며 고액 헌금을 요구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관련 종교단체가 사건 사흘 만에 아베 전 총리와의 관련성을 적극 부인하고 나서면서 수사는 더욱 미궁으로 빠지는 듯한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근희/자료조사:안소현
박원기 기자 (rememb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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