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치킨마저..치솟는 물가에 외식도 무섭다
[앵커]
자장면과 치킨.
대표적인 서민 외식 메뉴지만, 최근 가격이 부쩍 치솟고 있습니다.
밀가루와 식용유 등 주재료 가격이 유난히 많이 오르다 보니 그만큼 가격 상승 압박이 큰 건데요.
끝 간 데 모를 외식 물가 상승에 소비자와 자영업자들 모두 한숨만 늘고 있습니다.
김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점심시간 손님들로 붐비는 중국 음식점.
자장면 한 그릇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기는 외식 메뉴입니다.
하지만 주재료들은 밀가루, 식용유, 양파까지 하나같이 안 오른 게 없습니다.
특히 밀가루는 한 포대 만5천 원에서 2만5천 원으로, 기름은 한 통에 3만5천 원에서 6만5천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적자를 피하려면 자장면값을 올려야 하지만 손님이 끊길까 걱정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민만 깊어집니다.
[허재왕 / 중국집 운영 : 아무래도 가격 인상을 하면 고객님들의 부담도 커지고, (주변 가게와) 경쟁이다 보니까 손님이 줄어들까 걱정이 앞서서 마음대로 못 올리고 있습니다.]
치킨집도 재룟값 상승에 비상이 걸린 건 마찬가지입니다.
치킨을 만드는 데 필요한 밀가루, 식용유, 닭고기입니다.
세 품목 모두 올해 초보다 20%나 가격이 뛰었습니다.
월평균 6백만 원이던 영업이익이 식자재값 상승에 반 토막 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직원 두 명도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가격을 올리긴 쉽지 않습니다.
과거 일부 할인만 없앴는데도 손님이 반 토막으로 줄어든 경험 때문입니다.
[한주호 / 치킨집 사장 : 포장 주문하면 만3천 원으로 할인하던 걸 안 하니까 손님이 50% 줄더라고요. 매장에서도 많이 매상이 떨어질까 봐….]
올해 상반기에만 외식 물가는 평균 5.3% 훌쩍 뛰었습니다.
자장면은 8.5%로 외식 품목 가운데 제일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치킨값은 무려 3만 원을 넘보며 '서민 음식'이라기엔 어색한 수준까지 치닫고 있습니다.
[이수산 / 서울 옥수동 : 평소에 점심에 외식을 많이 하는데, 식당들 자주 가던 식당들이나 이런 데면 가격이 확실히 오르는 게 보여서 어느 순간 부담이 되더라고요.]
국제 밀 가격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국내가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식자재값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정부도 546억 원을 투입해 밀 가격 상승분을 일부 지원하고 밀가루와 식용유 등 7개 품목은 한시적으로 무관세 수입하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이상호 / 한국경제연구원 : 생산자 물가의 소비자 물가 전가에 대해 얼마만큼 실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조금 높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끝 간 데 모를 물가 상승에 대표적 '서민 음식'으로 여기던 자장면, 치킨마저도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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