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무료 체험이라더니 환급 거부..하자 반복돼 교환 요구했는데 거절"

가정용 의료기기 피해 속출

소비자원 구제 신청 3년간 452건
품질·사후서비스 불만 가장 많아
최근 중저가 마사지기 피해 늘어

A씨는 2020년 12월 ‘한 달 무료 체험’을 조건으로 보청기를 구입했다. 하지만 A씨는 체험 기간이 종료되기 전 제품을 반납하고 환급을 요구했지만 업체에서는 무료 체험이 아니었다며 이를 거부했다.

B씨는 2020년 7월 척추온열기를 구입하면서 375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2021년 4월 소음이 너무 심해 업체로부터 교환품을 받았다. 그런데 5월에도 소음이 생기고 롤러가 빠지는 문제가 이어졌고, 수리를 받은 6월에도 같은 하자가 반복돼 환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업체는 거절했다.

한국소비자원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가정용 의료기기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교환 불가 등의 피해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11일 밝혔다.

가정용 의료기기는 마사지기와 보청기, 온열 제품 등을 말한다. 2019년부터 올 3월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관련 피해 구제 신청 건수는 모두 452건이었다.

유형별로는 품질 및 사후서비스(AS) 불만이 61.1%로 가장 많았다. 품질 보증 기간 내에 제품 하자가 발생해 무상 수리나 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체에서 사용상 부주의 등을 이유로 하자를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주를 이뤘다.

다음으로는 계약해지 거부 및 불이행 21.9%, 청약 철회 거부 11.3% 순이었다.

특히 A씨 사례처럼 일정 기간 무료 체험 후 최종 구입을 결정하는 조건으로 제품을 제공하고 소비자가 제품을 반납하려면 무료 체험이 아니었다고 번복하는 경우도 있었다.

품목별로는 마사지기 관련 피해가 28.5%로 1위였고, 보청기가 18.8%로 그 뒤를 이었다. 보청기는 연령대가 확인되는 85건을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 고령 소비자의 피해가 67.1%로 가장 많았다.

마사지기는 최근 중저가 제품이 많이 출시되면서 관련 피해가 늘고 있다. 온라인 구매의 경우 청약 철회나 계약해지 관련 피해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오프라인 구매는 품질 및 AS 불만이 다수였다.

소비자원은 피해 예방을 위해 계약 시 무료 체험 및 반품 가능 기간을 확인해 구체적으로 계약서에 기재하고, 영수증과 품질보증서 등을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