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대..은행 '이자 장사' 피할 길 없는 신용대출자
신용대출은 6%대 돌파.."투자 등 용도 불명확해 우선 지원 어려워"
금융당국의 ‘이자 장사’ 경고에 시중은행이 취약차주 지원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일반 신용대출 차주(대출받은 사람)를 위한 지원 방안은 포함돼 있지 않다. 신용대출 차주들은 시장금리 상승의 여파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1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연 4.161~6.230%(은행별 내부 1등급 기준)로, 금리 상단이 6%대를 기록하고 있다.신용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멈추지 않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 등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단기 채권의 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달 8일 2.803%에서 이달 8일 3.643%로, 한 달 사이 0.84%포인트 올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17개 은행장을 소집해 “은행의 지나친 수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있다”고 경고한 뒤 주요 시중은행은 취약차주를 위한 금리 감면 프로그램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이달 초 신한, 하나은행에 이어 11일 국민은행이 지원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국민은행은 새희망홀씨 대출, 사잇돌 중금리대출 등 서민금융지원 대출 상품의 신규 금리를 연 1%포인트 낮춘다. 사회적 취약계층에게는 주택담보 및 전세자금 대출에 대해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또 대출 금리가 연 7%를 초과하는 개인사업자 차주가 대출 기한을 연장(갈아타기·재대출 포함)하면 최고 연 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서민, 개인사업자, 주택 관련 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한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를 초과할 때 초과분에 대해 이자를 지원해준다. 하나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출의 금리가 연 7%를 초과할 때 초과분에 대해 최대 1%포인트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반면 일반 신용대출 차주들은 지원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은행으로선 실수요자 및 취약차주를 최우선으로 지원해야 하는데, 일반 신용대출은 대출의 용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 관련 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은 대출의 용도가 명확하지만 신용대출은 그렇지 않다”며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이나 가상통화에 투자했을 수도 있고, 부동산 갭투자 용도로 사용했을 수도 있어서 신용대출 차주를 우선적으로 지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록 취약차주 지원 프로그램에 일반 신용대출은 포함돼 있지 않지만 시중은행은 신용대출 차주의 부담을 덜기 위해 10년 분할상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환 기간이 길면 월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다만 만기가 길수록 총이자의 규모가 불어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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