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우선도로' 21곳 지정
대구·대전·부산서 먼저 시행
좁은 골목길이나 상가밀집지역 도로를 걷다 뒤에서 오던 차량 때문에 깜짝 놀란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차량이 보행자 보호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범칙금·벌점 처분을 받게 되는 ‘보행자우선도로’ 21곳이 지정됐다.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보행자우선도로를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된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12일부터 시행된다고 11일 밝혔다. 달서구 상인2동 먹자골목 등 대구 5곳과 서구 도마로 등 대전 3곳은 12일부터, 동구 정공단로·부산진구 전포카페거리 등 부산 13곳은 13일부터 보행자우선도로로 지정된다.
보행자우선도로는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도로에서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다. 행안부는 보행자우선도로 도입 배경으로 폭이 좁은 주택가 골목길이나 통학로, 상가밀집도로 등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도로에서 전체 보행 중 사망자의 74.9%가 발생하는 등 보행자의 안전이 특히 위협받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보행자우선도로 내에서는 보행자 통행이 차량 통행에 우선하며, 보행자는 도로의 전 부분으로 통행할 수 있다. 즉 보행자가 차량을 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반대로 운전자에게는 서행, 일단정지 등 각종 보행자 보호의무가 부여된다.
운전자가 이를 불이행했을 경우에는 승용차 기준 4만원의 범칙금과 10점의 벌점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차종별 범칙금은 승합차 5만원, 이륜차 3만원, 자전거 및 손수레 2만원 등이다.
또 시·도경찰청장이나 경찰서장은 보행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차량 통행속도를 시속 20㎞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
행안부는 2019~2021년 보행자우선도로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보행 안전성, 편리성, 쾌적성 측면에서 주민만족도가 향상됨에 따라 이같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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