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둔갑술..'070' 번호 의심하자 '010' 바꿔치기

이해선 기자 2022. 7. 1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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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070으로 걸려 오는 전화, 잘 안 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광고거나 보이스피싱 가능성이 있어서죠. 그런데 발신자 표시를 070 대신 010으로 뜨게 바꿔주는 기계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 방식까지 쓴 보이스피싱범들, 붙잡혔습니다.

이해선 기자입니다.

[기자]

차 문을 열자 뒷좌석엔 사람 대신 기계가 있습니다.

통신중계기 여러 대가 어지럽게 놓여있습니다.

이동형 여행 가방 안에서는 대포폰이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해외콜센터에 있는 PC와 대포폰 번호를 이 통신중계기에 연결하면 010 전화번호가 뜹니다.

외국에서 건 보이스피싱 전화인데도 '010'으로 시작하는 겁니다.

보이스피싱 운영책들은 시민들이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는 의심 없이 받는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김해솔/경기 수원시 연무동 : 당연히 가족, 친구, 지인 번호인 줄 알고 쉽게 제가 전화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최복순/경기 수원시 연무동 : (전화를) 받아서 당한 사람도 많아요. 내 주변에 있는 사람도 있어요. 우리 딸도 당했는데?]

이들은 경찰에게 위치를 추적당하지 않기 위해 차 안이나 여행용 가방에 중계기를 넣고 수시로 옮겨 다녔습니다.

[이용주/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3계장 : 원룸이나 고시텔은 유선(심박스)으로 하다 보니까 검거가 잘되다 보니까 자기들이 무선으로 캐리어나 트렁크에다 싣고 다니면서 (범행을) 할 수 있고…]

보이스피싱 운영책들이 기존에 고시원 등에서 사용하던 '심박스' 중계기는 유선으로만 범행이 가능해 장소 적발이 쉬웠습니다.

경찰은 이런 범행을 벌인 15명을 붙잡아 이 중 12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범행에 이용한 전화번호는 모두 이용 중지시켰습니다.

휴대전화가 대중화된 뒤 20년 넘게 계속된 보이스피싱 범죄는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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