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SNS에 올린 사진, 자녀가 '삭제 요청' 가능해진다

[앵커]

소셜미디어에 자녀의 사진이나 영상 올리는 분들 계실 텐데요, 이런 게시물들이 나중에 아이에게 상처가 되거나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이런 개인정보들을 지워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제도를 정부가 만들기로 했습니다.

김나한 기자입니다.

[기자]

A씨는 2년 전 낯선 사람의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딸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A씨가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딸 사진이 낯선 계정에 '우리 아들'이란 표현과 함께 올라가 있던 겁니다.

너무 놀라 한동안 소셜미디어 활동을 멈췄습니다.

A씨처럼 자녀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행위를 셰어런팅이라고 합니다.

'공유'와 '양육'을 합친 말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4%가 주기적으로 자녀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다고 할 만큼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동 보호 전문가들은 아이 인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강미정/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정책팀장 : 아이의 삶이잖아요. 아이가 어떤 음식을 먹는 것도 아이의 삶이라서…부모가 아이의 삶을 아예 동의도 없이 공개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낯선 이들에게 공개되는 이런 사진들은 최악의 경우 범죄에 이용되기도 합니다.

[강미정/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정책팀장 : (자녀의) 알몸 사진들을 많이 올리는데 그런 사진들이 소아 성향의 범죄자들이 이용하는 사이트에 많이 올려져 있다는 것도 경고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아동 청소년의 이른바 '잊혀질 권리'를 지원할 법안을 오는 2024년까지 만들기로 했습니다.

본인이 무심코, 혹은 부모가 동의 없이 올린 개인 정보를 요청만 하면 온라인에서 삭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겁니다.

또 보호자가 무심결에 아이들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도록 개인정보 보호 교육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현주 /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