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 없는' 무인주문기..4년 호소했는데 4년 더 참아라?
무인 주문기를 쓰는 매장들이 많아지면서 시각장애인들도 쓸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몇 년 전부터 이어져 왔는데요, 또 몇 년 더 미뤄질지도 모르게 됐습니다.
기계를 만들긴 했다는데 왜 그러는지, 유요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패스트푸드점을 찾은 시각장애인 송혁 씨.
무인 주문기로 햄버거를 시키고 싶지만 아무런 음성 안내도 나오지 않습니다.
[뭐 눌러야 되는지 모르겠는데요. (저희 점자가 없어서 죄송한데 주문이 조금 어려우실 텐데요.)]
다른 시각장애인 이경선 씨도 점자를 찾아 무인 주문기를 계속 더듬어보지만 느껴지는 건 없습니다.
[이경선/시각장애인 : 여기(무인주문기 앞)까지는 어떻게 잘 왔는데…]
[송혁/시각장애인 : 시각장애인이 화면을 볼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결국에는 주문도 하지 못하고 쩔쩔맸어요.]
장애인 단체들은 4년 전부터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무인 주문기로 바꿔 달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장애인 단체들의 요구를 반영해서 만든 무인 수납기입니다.
이렇게 이어폰을 꽂으면 음성 안내가 나오면서 시각장애인용 모드로 전환이 됩니다.
아래쪽 키패드에 점자가 마련돼 있는데요.
음성 안내에 따라 번호만 누르면 무인 수납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애초 이미 시행 중인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르면 무인 주문기는 모두 이렇게 바뀌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업자들이 비용 부담을 호소하면서 지난달 말 단계적으로 바꾸자는 시행령안이 나왔습니다.
이대로라면 장애인도 쓸 수 있는 무인 주문기의 전면 도입은 2026년 1월 말로 미뤄집니다.
[김예지/국민의힘 의원 : 시행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런 내용들이 두루 반영되지 않아서 지금 시각장애인분들이 많이 요청을 하고 계세요.]
장애인들은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상민/시각장애인권리보장연대 선임대변인 : 밖에 나오지 말라는 얘기하고 똑같은 상황인 거고. 지금 근처에 있는 많은 키오스크 무인매장, 그리고 할인매장들도 이용할 수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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