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부터 가겠다고 '부웅' 못한다..보행자 우선도로 시행

[앵커]

달라진 도로교통법이 내일(12일)부터 시행됩니다. 보행자를 보면 자동차가 무조건 양보해야 하는 '보행자 우선도로'도 새로 생기는데요.

이게 어떤 건지, 운전자들이 지켜야 할 내용들을 백희연 기자가 자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기자]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골목길.

차량이 길 한가운데를 막고 정차해있습니다.

보행자들은 차량을 피해 돌아갑니다.

골목길을 걷다가도 뒤에서 차가 나타나면 자연스럽게 갓길로 물러서서 걷습니다.

[황설헌/서울 영등포동 : 사람이 먼저 피해가고, 차들은 사람을 보고도 안 멈추더라고요. 목발을 짚고 있어도 안 비켜주시더라고요.]

최근 10년 동안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40%에 가깝습니다.

특히 전체 보행 도중 사망자 4명 중 3명은 보행자와 차량이 뒤섞이는 혼용 도로에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사람보다 자동차가 먼저'인 현실이 수치로 나타나는 겁니다.

이런 문화를 바꾸기 위해 법부터 바꾸기로 했습니다.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해 '사람 우선' 원칙을 내세운 보행자 우선도로를 도입했습니다.

내일부터 시행되는 보행자 우선도로에서는 차를 피해 갓길로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보행자가 먼저 길을 거리를 걷고 있으면 뒤에서 차가 서행하거나 멈춰서서 기다려야 합니다.

도로 전 영역이 사람이 우선인 인도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뒤에야 자동차 도로로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잘 지켜질 수 있을까 묻는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조경빈/서울 등촌동 : (법이 시행돼도) 운전하시는 분들이 아실지 모르겠어요. '빵빵' 하실 것 같은데.]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도로에 색을 칠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별도 표시를 하기도 합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 차량이 차도를 다니다가 보행자 우선도로로 진입했을 때 기존 차량이 다니던 길과는 다르다는 인식을 할 수 있게 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대구, 부산 등 전국 21곳에 먼저 보행자 우선도로가 생깁니다.

운영 상황을 봐가면서 순차적으로 늘려갈 계획입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