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부모들의 49재.."사회적 재난 막아야"

서진석 기자 2022. 7. 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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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최근 돌봄에 지친 발달장애인의 부모 4명이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어제는 이들 중 두 명이 세상을 떠난 지 49일째 되는 날, 49재였는데,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은 더디기만 한데요.


서진석 기자가 부모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발달장애인을 키우는 엄마 두 명이 같은 날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전국에 분향소가 설치됐습니다.


지난 5월부터 보름 사이 6명의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살해당하면서 이를 추모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분향소가 한 달 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혜진 안양지회장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저도 지금 제가 당장 죽으면 저희 아들이 갈 곳은 시설밖에 없거든요. 개인의 의사가 전혀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되니까 감옥은 자기 죗값만 치르고 나가면 되는데 시설은 죽어서 시체로 나올 수 있는 곳이거든요."


살아 있는 부모들은 이미 떠난 부모를 탓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유경애 오산지회장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저희들이 늘 이야기하잖아요, 저희는 다 예비 살인자라고. 내가 다 늙어서 더 이상 살 가망이 없을 때는 그렇게 해야 아들이 길바닥에 이렇게 돌아다니지 않고 노숙인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하죠."


장애인 자녀를 돌보는 부모 10명 가운데 3명 이상이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거나 실제 시도하는 현실. 


돌봄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 탓이 큽니다.


윤석열 정부는 24시간 돌봄 지원체계를 2025년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그사이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죽음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발달장애 딸을 키우는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최근 동료 의원 175명과 결의안을 발의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강 의원은 발달장애인들의 사망 사건을 '참사'로 규정하고, 하루빨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강선우 의원 / 더불어민주당

"이걸 개인의 책임, 개인의 선택으로 볼 수 있느냐,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봐요. 명백한 사회적 재난인 것이죠. 이런 특위를 구성하게 되면 상임위와 비슷한, 상임위에 상응하는 그런 역할을 할 수가 있게 됩니다. 여러 가지 법안도 심사할 수가 있게 되고…."


돌봄, 주거, 활동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지만 사실 부모들의 소망은 크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수정 지부장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아들이) 짜장면이 먹고 싶으면 짜장면을 사 먹고 그리고 낮에 외부에서 지내고 집에 옵니다. 저는 제가 죽을 때에도 이런 것들을 정말 정부에서 아이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처럼 지역에서 그런 자기의 삶을 꾸릴 수 있는 주체로 인정해서 지원을 해주기를 바라고요."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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