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가능성".. 이자부담·경기침체 우려 커질 듯

김준영 2022. 7. 1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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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100명 중 63명이 기준금리 0.5%P 인상 전망
"6월 물가상승률 6.0% 기록
통화정책 강력한 긴축 불가피"
다중채무자 451만명에 603조
젊은층 영끌투자 부실위험 ↑
"소비·투자 위축.. 경기 부정적"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임박하며 시장에서 사상 첫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전망이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취약계층 및 부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올해 3분기 은행권의 가계대출 문턱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기업 대출은 다소 깐깐해질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63명이 빅스텝을 예상했다. 0.25%포인트 인상 예상은 34명이었고,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2명,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은 단 1명이었다. 금투협 관계자는 “물가 안정을 위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한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예상되면서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한은의 빅스텝에 대한 전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6.0%를 기록했고 수요와 공급 모두 물가 상승 요인이 산재해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응답자의 과반이 4% 이상 물가를 예상했으며 소비자 심리는 과거 평균을 밑돌기 시작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메리츠증권 윤여삼 연구원도 “이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보다 높을 위험성이 있다”며 “3분기까지 국내 물가 정점 확인 과정에서 통화정책의 강력한 긴축 대응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물가를 잡기 위해 빅스텝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일수록 금리 인상의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만큼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국민의 8%인 451만명이 다중채무자로 이들의 채무액은 60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인 2017년(490조원)보다 22.8% 늘어난 수준이다. 다중채무자 1인당 채무도 같은 기간 1600만원 늘어 1억3400만원에 달했다.

세대별로 보면 2030은 4년간 다중채무액이 총 33.8%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지난해 말 159조원에 도달한 30대 이하 차주의 다중채무액은 저축은행(67.9%), 은행(57.4%) 순으로 많이 늘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투자’로 인한 부실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빅스텝으로 긴축효과가 강해지는 만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안재균 연구원은 “7월 빅스텝으로 통화 긴축 영향에 들어서며 기준금리가 연 2.25% 이상으로 운영되면 긴축효과가 중립금리 수준을 상회한다”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둔화할 수 있지만, 소비와 투자 전망이 약화해 경기 성장세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금통위에서의 추가 빅스텝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으로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함에 따라 올해 3분기에 은행권의 가계대출 문턱은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올해 3분기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지난 분기(19)보다 13포인트 낮아졌다.

차주별로는 가계주택대출이 14로, 지난 2분기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 가계일반대출은 19로 지난 2분기와 같았다. 지수가 양(+)을 유지한 만큼, 은행권의 가계대출에 대한 완화적인 태도가 유지될 것이라는 뜻이다.

반면,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강화될 전망이다. 대기업은 전분기 3에서 -6으로 9포인트 낮아지고, 중소기업도 전분기 6에서 -6으로 12포인트 내렸다. 한은은 대내외 경기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 여신 건전성 관리 필요성 등을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김준영·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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