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1000원짜리 돈가스 팔고 42원 정산" 자영업자 분통에 배민 "후불정산으로 인한 착시" 해명

김수연 2022. 7. 1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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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우리가게클릭'에 자영업자 불만 속출
"울며겨자먹기 사용..수수료 부담돼" 지적
배민 측 "하루 동안 노출한 비용 책정된 것"
게티이미지뱅크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이 최근 도입한 ‘우리가게클릭’의 광고비 정산방식을 둘러싸고 사용자인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수수료를 감당하기 버거운 데다 업장 간 출혈 경쟁을 부추긴다는 게 불만의 골자다. 이에 배민 측은 “입점 업체에 광고를 강요하지는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다.

11일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배민이 지난 4월 출시한 광고 상품인 우리가게클릭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글들이 여럿 게재됐다.

우리가게클릭은 음식점주가 일정 광고비를 배민에 예치한 뒤 소비자가 클릭하는 만큼 차감하는 서비스다. 1개월 최대 광고비는 300만원이다. 입점 가게의 애플리케이션 내 노출 빈도를 늘려주는 한편 소비자가 메인 홈과 검색 홈, 카테고리 홈 등에서 노출 가게를 1회 클릭할 때마다 자영업자들에게 광고비를 부과한다.

앞서 돈가스 집을 운영 중이라는 점주 A씨는 한 커뮤니티에 ‘1만1000원 돈가스를 팔아 42원을 정산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그 내역을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명세서(바로 아래 시진)에 따르면 매출금액 1만5000원(주문금액 1만1000원, 가게 배달 팁 4000원) 중 차감 금액은 7918원(부가세 720원 포함)이었다. 여기에 결제정산 수수료 495원, 중개 이용료 6600원, 배달비 6600원(가게 2600원 부담), 우리가게클릭 이용료 7040원을 제한 42원이 정산됐다.

A씨는 “신생업체라 광고를 하지 않으면 노출이 되지 않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광고비를 지출했다”며 “기름과 돼지고기, 밀가루값 모두 오르고 플랫폼에서 수수료 떼어가니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 가게를 내놓았다”고 적었다.

이어 “1만1000원짜리 돈가스 하나 팔고, 고객이 배달비 4000원까지 부담했는데 모두 1만5000원이 공중 분해됐다”고 하소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다른 자영업자도 “우리가게클릭을 사용했는데 호구나 다름없는 것 같다”며 “매출이 확 떨어졌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외에도 “열심히 일하면 뭐 하나, 배민이 다 가져가는데”, “(가게) 노출이 덜 되니 안 쓸 수도 없고 난감하다”, “가뜩이나 이런저런 수수료를 다 떼어가서 남는 게 없는데 해지해야겠다” 등의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우리가게클릭은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클릭에 따라 200~600원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비회원이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로 우리가게클릭을 선택해도 광고비는 빠져나간다.

실제 들어온 음식 주문은 없는데 클릭만으로 비용이 차감되는 방식에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출혈 경쟁을 유도하고 수수료 부담을 더욱 가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광고 상품 이외에도 현재 배민은 한달에 8만8000원을 받고 상호와 배달 예상시간 등을 노출하는 광고인 ‘울트라콜’, 주문 시 6.8%의 광고비를 부과하는 ‘오픈리스트’ 등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불만에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측은 우리가게클릭의 후불정산 구조를 오해해 빚어진 착시효과라는 입장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돈가스 집 사례로 보면 하루 동안 노출하고 이용자 클릭으로 마케팅한 대가로 7000여원의 광고료가 발생한 것”이라며 “당일 바로 마케팅 금액이 정산되는 것이 아니라 8일 단위로 후불 정산되기 때문에 당일 매출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해당 업체에서 그날 배민을 통한 매출이 1건이었던 것 같은데, 그 금액하고는 무관하다”며 “최대 300만원선에서 업주가 스스로 계획한 예산 내에서 광고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입점 업체에 광고 상품을 강요하지도, 업장 간 경쟁을 부추기는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나아가 “신규 개점이라거나 리뉴얼 등으로 자신의 가게를 더 노출하고 싶은 자영업자들을 위한 부과 상품일 뿐”이라며 “많은 업주가 현재 효율적으로 사용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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