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권 도전' 시동..박지현 "폭력적 팬덤 위험"
'간 보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들었죠? 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서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는데요. 이 의원의 행보는 이미 전당대회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 주말 광주를 찾아 "여기서 멈출 수 없다"며 당권 도전 의지를 밝히는가 하면,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지자들과 소통에 나섰죠. 관련 내용을 톡쏘는 정치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이미 당 안팎에선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죠. 최고위원 경선에 잇따라 도전장을 던진 친명계 의원들, 앞다퉈 이재명 의원을 호명했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6일) :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촉구합니다.]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저를 믿었으니 총괄 상황실장을 부탁하지 않았겠습니까.]
[양이원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역대 가장 많은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이재명이라는 자산이 있습니다.]
"이재명 의원의 최고위원 '러닝메이트'는 바로 나다"라는 거겠죠? 이 의원이 출마도 하기 전부터 '러브 콜'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미 친명계에선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이 '상수'인 듯싶은데요. 그럼에도 정작 이 의원은 '침묵'을 유지 중입니다. 이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해왔던 비명계에선 답답할 노릇이겠죠. 이 의원이 말한 '108번뇌'가 맞느냐? 날을 세우기도 했는데요.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4일) : 백팔만 번뇌를 하고 계신 것 아닌가 싶은데 지금은 이제 지도자로서 빨리 국민들의 요구에, 당의 많은 사람들의 요구에 답할 때다…]
그래도 답이 없자 이번엔 설훈 의원이 나서 '간보기 정치' 그만하라, 직격을 했습니다. 민주당 전대의 관심, 이 의원의 출마 여부에 집중이 되면서, 당의 비전과 정책 이슈는 실종이 됐다는 겁니다. 이 의원 측에선 정작 간을 보고 있는 건, 설 의원 아니냐? 그대로 맞받았습니다.
[현근택/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설훈 의원도 간 보기 하시는 것 같아요. 본인이 나가고 싶으면 나가면 돼요. 나가기 싫으면 안 나가면 되고 그런데 지금 출마 선언, 그냥 다른 분이 출마하는 거랑 상관없이 본인이 나갈 거면 그냥 하고 나가면 되거든요.]
이 의원의 출마 시기를 놓고, '감 놔라 배 놔라' 할 일은 아니라는 건데요. 원래 주인공은 늦게 등장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현근택/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출마 선언을 빨리 해라, 그것도 제가 보기에 굳이 할 필요 없는 얘기예요. 본인이 하고 싶으면 본인이 출마 선언을 하고 이러면 되는데. 대권 후보든 당권 후보든 원래 약간 앞서간 후보가 제일 늦게는 하게 되어 있습니다. (조용필 식으로, 맨 마지막에.)]
사실 이 의원이 출마 선언을 늦추는 이유는 따로 있죠. 일찍 링에 올라봤자, 다른 주자들의 타깃만 된다는 겁니다. 굳이 먼저 나서 집중포화를 맞을 필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 의원은 당권에 도전할 의사가 있다, '메시지'는 분명히 했는데요. 지난 주말, 민주당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를 찾았죠? 국회에 입성한 뒤, 첫 지방 일정이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하나의 진영의 대표로서 이재명의 부족함이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대선 패배의) 모든 책임은 제가 안고 가겠다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렇다고 해서 이 자리에 멈출 수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 또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또 함께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민주당의 당권 주자가 전대 전에 광주를 찾는 건, 일종의 '통과의례'로 통합니다. 이미 전대 출마를 선언한 김민석 의원과 강병원 의원도 광주를 찾았죠. 박용진 의원도 오는 14일 광주행을 예고했습니다. 이 의원은 아직 출사표를 던지진 않았지만, 미리 광주를 찾아 사실상 '신고식'을 한 겁니다.
이 의원은 전대 출마에 앞서 지지층 결집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죠? 또다시 '트위터 번개'에 나섰습니다. 지지자들의 질문에 한땀한땀 답글을 남겼는데요. "오늘 우리들이 많이 속상한 거 아시고, 트위터를 키신 건가요?"란 물음에 "더 나은 세상을 향해 함께 가는 제 동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니까요"라고 답을 했습니다. 또, 온 가족이 민주당에 입당했다는 트위터 글엔 "또금만 더 해두때여", 요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징가 제트 세대인 제가 소화하기엔 '귀욤'이 넘치는 글귀인데요. 이걸 그대로 읽어야 하나,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의원의 트윗글에 저보다 조금 더 당황한 분이 있었죠? 바로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입니다.
[박지현/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어제 / 음성대역) : 이재명 의원님이 저에 대한 메시지를 낸 것에 속상해하는 열성 지지자들을 달래기 위해 오늘 새벽 트위터에 올리신 내용입니다. 어제 유튜버의 범죄 사건 이후부터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이사 갈 집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의원님께서 저를 억압하면 안 된다고 메시지를 낸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저 트위터 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참 당황스럽습니다.]
자신이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주장한 한 유튜버가 박 전 위원장 집 앞까지 찾아가 비난 방송을 했었죠.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진상조사에 나서겠다, 직접 밝히기도 했는데요.
[우상호/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최근에 한 당원이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에게 보여주었던 모습, 제가 윤리감찰단의 조사를 지시했습니다만, 결국은 이게 이제 터질 것이 터졌다. 극단적 소통 방식은 좀 지양해 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오늘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의원도 강성 지지층에게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생각이 다르다고, 기대와 다르다고, 비난하고 억압하는 건 이재명과 동지들의 방식이 아니다", 선을 그었습니다. 이랬던 이 의원이 어떻게 몇 시간 뒤에 "동료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조금 더 해달라"는 글을 올릴 수가 있느냐? 박 전 위원장이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이 의원의 자제 요청 글이 과연 진심이었냐, 폭력적 팬덤은 위험하다, 날을 세우면서 말입니다.
글쎄요. 박 전 위원장의 주장이 맞는지, 팩트체크,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이 자신에 대한 메시지를 낸 것에 속상해하는, 열성 지지자들을 달래기 위해" 트윗 글을 올렸다고 비판을 했죠. 자신은 유튜버 범죄 사건으로 집에도 못 들어가고 있는데 말입니다. 트위터 계정 '이재0'님의 이 질문, "우리들이 많이 속상한 거 알고 트위터를 켠 거냐"는 물음 때문에 이런 해석을 한 듯싶은데요. '이재0'님이 속상했던 이유, 앞선 트윗글을 살펴보니, 박 전 위원장의 생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해당 유튜버가 민주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됐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나이스'를 외쳤습니다. "인생은 실전이다", 일침을 놓기도 했는데요. 해당 유튜버가 명백히 잘못했다는 겁니다. 이런 분이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 자제 요청에 속이 상했을 리는 없겠죠. 속이 상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의 지지자들과 문제의 유튜버 때문에 트윗으로 논쟁을 벌였는데요. 이 의원과 이른바 '개딸'들이 범죄 옹호자인 것처럼 비판을 받자, "어떤 미친 사람이 스토킹 범죄에 관해 낄낄 거리느냐" 반박글을 올렸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달리, 싸잡아 비판을 받자 속이 상했던 듯한데요. 그 마음을 이 의원에게 표현을 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의원을 지지한다고 해서, 모두 '폭력적인 팬덤'은 아니겠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18일) : 명색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한테 억압적 표현을 한다고 하는 게 과연 무슨 도움이 되겠냐. 여러분이 안 한 게 맞죠. (저희 아니에요.) 저는 안 했을 거라고 봅니다. (저희 아닌데. 억울해.)]
박 전 위원장은 "조금 더 해달라"는 이 의원의 트윗도 문제 삼았죠? 온 가족이 당원에 가입을 했다는데, 그럼 뭐라고 대답을 했어야 했나, 싶기도 합니다.
[현근택/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집까지 찾아가고 이거는 당연히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보는데 그러니까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그거에 대해서 당무에서 조사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저는 당원 가입, 당에서 당원 가입하는 걸 팬덤 정치와 연결하는 것 자체는 이해 못 하겠어요. 왜냐하면 당무에서 당원 가입은 1년 365일 이루어져야 되는 겁니다.]
박 전 위원장이 '이재명 지지자는 폭력적 팬덤'이라고 '공식화'를 시킨 게 아닌가 싶은데요. 박 전 위원장이 이른바 '강성 지지층'에게 거친 공격을 받아온 건 사실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모두 다 '폭력적 팬덤'이다, 딱지를 붙일 순 없겠죠.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수박'이다, 조건반사식으로 프레임을 씌우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싶습니다. 이러다 민주당엔 '개딸'과 '수박'만 남는 게 아닐까요?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 제발~ 그만해~ 이러다가는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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