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사개특위 때문" 野 "국힘 내홍 때문".. 원구성 네 탓 공방

최형창 2022. 7. 1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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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가 후반기의 닻을 올렸지만, 의장단만 선출한 뒤 '잠정 휴업' 상태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소득세 개편 예고를 언급하며 "여당(국민의힘)의 대승적 결단으로 국회의장단이 선출돼 있다. 국회와 정부가 불합리한 세제 개편에 함께 나설 수 있도록 민주당이 원구성을 조속히 결단해야 한다"며 "거대 야당으로서 구시대적 이념보다는 등잔 밑 어두운 곳을 살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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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째 협상 난항 놓고 '동상이몽'
박홍근 "與 의도적 지연전술 진전 없어
민생·인사청문특위 단독 추진 가능성"
주내 특위 구성으로 국회 문 열기 나서
與 "의장단 선출 협조했는데 野는 외면
법사위장 등 이전 합의사항 이행해야"
소득세 개편 등 처리 원구성 결단 압박
사진=국회사진기자단
21대 국회가 후반기의 닻을 올렸지만, 의장단만 선출한 뒤 ‘잠정 휴업’ 상태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원구성 문제를 놓고 여야가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야 모두 “원구성을 서두르자”고 외치고 있지만 ‘동상이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원구성 타결이 안 되면 민생경제·인사청문 특별위원회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여야 협상이 새 국면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11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원구성 협상이 국민의힘 내부 갈등과 의도적 지연술로 인해 진전이 없다”며 “(여당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민생입법 처리를 위한 민생경제 특위와 함께 공직후보자의 국민 검증을 위한 인사청문특위 구성에 바로 착수해주실 것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원구성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김 의장이 제안한 민생·인사청문 특위 구성에 단독 참여 가능성을 시사하며 대여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야당에선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 징계 후 내부 정리가 안 되고, 떨어지는 지지율 탓에 국회를 여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남 탓’ 때문에 원구성 협상이 공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 중징계에 따른 후폭풍으로 당이 어수선한 상황인 건 맞지만, 이와 별개로 원내수석 간 물밑 접촉 등을 꾸준히 이어온 데다 상임위 배분 관련 입장도 어느 정도 정리돼 있어 민주당이 한발 물러서기만 하면 언제든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여야 원내수석이 수시로 직접 통화하면서 조율하고는 있지만 전날과 비교할 때 상황이 진전됐다고 할 만한 게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는 특히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는 대신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의 후속 조치 격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협조하라는 민주당의 ‘조건’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사개특위를 구성하는 대신 자당이 위원장을 맡고, 여야가 동수로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주장한다. 최근 민주당 출신 김 의장 등 의장단 선출에 협조했다는 점과 하반기 국회에선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기로 한 지난해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 등을 내세우며 이같이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소득세 개편 예고를 언급하며 “여당(국민의힘)의 대승적 결단으로 국회의장단이 선출돼 있다. 국회와 정부가 불합리한 세제 개편에 함께 나설 수 있도록 민주당이 원구성을 조속히 결단해야 한다”며 “거대 야당으로서 구시대적 이념보다는 등잔 밑 어두운 곳을 살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두 번째)과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를 비롯한 의원들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민주당은 김 의장에게 본격 원구성 전 특위라도 구성해 국회를 열자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빠르게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게 가장 좋겠지만 입장차가 현격하고, 저쪽(국민의힘)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상식 밖 주장을 하고 있다”며 “시급한 민생경제 입법이나 인사청문회를 위한 특위 구성은 바로 가능하다. 오늘이라도 ‘이것만이라도 이번 주에 처리하자’고 하면 (특위구성을) 못 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내부 갈등 때문에 협상을 추진할 여력이 없을지라도 민생경제 관련한 시급한 입법, 꼭 국회를 거쳐야 하는 인사청문 과정을 위한 특위를 구성하겠다는데 그것마저 반대한다면 명분도 없고, 설 자리도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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