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권 받아든 '원조 윤핵관' 권성동 與원톱에..당권발판 놓나
이준석 중도 사퇴 가능성 등 변수..사태 수습·여권 지지율 상승 반전 등 책임도
장제원 의총 불참 미묘한 파장..윤심 향배 '주목'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홍준석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 사실상 추인받으면서 명실공히 집권 여당의 '원톱' 자리에 올랐다.
원내대표에 이어 초유의 당 대표 징계 사태를 수습하고 과도체제 기간 당을 이끌 비상대권을 받아든 것이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권 대행이 이를 발판으로 차기 당권으로 가는 직행 티켓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총회에서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로 직무가 정지된 이준석 대표의 빈 자리를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끌고 가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이 대표 징계 발표와 동시에 '원내대표 직무대행체제'를 선언한 권 대행이 사흘 만에 의총에서 조기 교통정리에 성공하며 이를 추인 받은 것이다.
이날 의총 결과는 이 대표 징계 사태 후 당 수습의 기로라는 측면과 함께 차기 당권 구도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 대표의 부재를 채울 지도부 구성 방안에 따라 차기 당권 주자 간 유불리가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이에 권 대행이 일찌감치 직무대행 체제를 선언했음에도 당내에선 임시·조기 전당대회 개최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여러 주장이 분출됐다. 이날 의총에서도 이런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의총에 참석한 의원 대부분은 현재 당헌·당규에 근거를 둔 직무대행 체제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전해진다.
권 대행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따라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걸로 결론이 났다"며 "비대위 구성이라든가 또 임시 전대 개최 등을 주장한 의원님들도 있었지만 그야말로 소수의 목소리에 그쳤다"고 전했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권 대행 입장에서는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 원내대표직을 중간에 던지고 당 대표에 출마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전대를 일찍 열어 새 대표를 뽑기보다는 내년 정기 전당대회까지 시간을 끄는 편을 선호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의 상태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해석, 6개월 동안 직무가 정지될 뿐 당 대표의 지위 자체는 유지돼 임시 전대라는 중간 경로 없이 내년 6월 정기 전대로 직행하게 되는 현 체제가 권 대행의 '당권 플랜' 시간표에는 맞는 셈이다.
게다가 외부 인사를 추대할 가능성이 큰 비대위와 달리 대표 직무대행과 원내대표를 겸임하는 '원톱'으로서 안팎의 조명을 한 몸에 받을 거란 점은 차기 당권 주자 입장에서 더욱더 메리트로 꼽힌다.
권 대행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후배면서 윤 대통령 외가가 있는 강릉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동갑내기 죽마고우'란 점에서 '원조 윤핵관'으로 꼽힌다.
다만, 권 대행의 당권 가도에 숨은 암초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먼저 이 대표의 거취 변화 가능성이다. 이 대표가 경찰 수사 결과 발표 등으로 중도 사퇴하게 되면 임시·조기 전대 개최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 대행도 직무대행 체제 기간에 대해 "기본적으로 6개월이지만 정치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또 다른 '원조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이날 중진 모임과 의총에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묘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장 의원이 임시전대 체제를 선호하는 등 차기 당권 로드맵에 대한 시각차로 불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장 의원이 한때 참여를 검토했던 민들레 모임 결성을 둘러싼 갈등 이후 "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라며 관계이상설에 선을 그어온 두 사람이지만, '포스트 이준석' 지도체제 문제가 두 사람간 균열이 다시 노출될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의 향배가 다시 한번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 의원은 지난 주말 1천100명 규모의 외곽 지역 조직을 재가동하며 장외에서 세를 과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 대표의 징계에 따른 당 안팎의 후폭풍과 지지율 부진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인 여권의 현 상황을 수습·타개하고 반전 카드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권 대행이 정치적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시선도 있다. 체급을 키울 기회를 부여받은 동시에 혼돈의 여당을 추스르고 재정비할 리더십의 시험대에 서게 된 셈이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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