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징계 나흘만에..與 '친윤' 맏형 권성동 대행체제로

배진솔 2022. 7. 1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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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총회서 '권성동 직무대행체제'로 추인
초선·재선·중진 의원서도 주된 여론..몇몇 이견도
권성동, 단숨에 '원톱' 부상..차기 당권 주자 발돋움
친윤 사이서도 온도차..장제원 불참·김정재 의문제기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국민의힘이 현직 당대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우선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의견을 모았다.

이같은 결의문을 추인하기 전 당내 초선·재선·3선 이상 중진 모임에서는 새로운 지도부 구성과 방안에 대해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 △임시 전당대회 개최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됐지만 일단 당내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직무대행 체제로 가기로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궐위vs사고…사고 상태에선 `직무대행` 의견 모여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시간 가량 의원총회를 진행한 후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채택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원은 다음과 같이 엄숙히 결의한다.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당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문을 통해 밝혔다. 이어 “위기 극복을 위해 당력을 하나로 모으겠다”며 “또 윤석열 정부의 국정 추진에 최선을 다해 함께 하겠다. 윤석열 정부가 만들어갈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위해 야당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기류는 이날 오전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 자격으로 최고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더욱 짙어졌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는 ‘궐위’가 아니라 ‘사고’로 보는 게 맞다는 당 기획조정국 보고에 최고위원 전원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당대표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강제 박탈되는 궐위 상태에서만 임시 전당대회를 열 수 있고, 사고로 직무가 중지된 상황에선 직무대행 체제로 당을 운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애초에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이후 차례로 열린 당내 초선·재선·3선 이상 중진 의원 모임에서도 주된 여론으로 형성됐다. 당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궐위`와 `사고`의 개념 설명을 가장 중점적으로 알리고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를 사고로 해석하고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정점식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재선 모임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로부터 ‘궐위’와 ‘사고’ 개념 설명을 들었다. 우리 당이 비상상황이라는 것에는 인식을 같이 했다”며 “이 사안은 결국 ‘사고’로 의율(법규를 적용)해서 직무대행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이어 “당원권 정지 6개월이 ‘사고’ 상태로 판단된다면 임시 전당대회를 개최할 방법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다 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3선 이상 중진과 초선들도 이날 오전 각각 의원 모임에서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체제`를 사실상 인정하는 결론을 내렸다. 중진과 초선 모임은 비공개로 각각 1시간 이상 가량 갑론을박을 벌였다고 한다.

권성동 `원톱` 체제…차기 당권 주자 발돋움, 이준석은 잠행

`친윤그룹` 맏형으로 통하는 권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상 상황에서 당대표 직무대행으로 당을 수습하면서 사실상 당 `원톱`으로 단숨에 떠올랐다. 권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부터 지속적으로 이 대표의 직무정지 상태를 사고로 규정하고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것도 차기 당권 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친윤 그룹 의원 사이에서도 몇몇 온도차가 존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 해석에 따라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것으로 결론났다”며 “그 과정에서 비대위 구성이라던가, 또 임시 전당대회 개최 등을 주장한 의원이 있었습니다만 그야말로 소수 목소리에 그쳤다”고 말했다.

친윤으로 꼽히는 김정재 의원은 이날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한 축에서는 궐위와 사고를 논의할 때가 아니고 비상상황이면 지금 비대위로 전환해서 빨리 조기 전당대회를 하자는 의견이 있다. 6개월 동안 당대표 없이 (권성동 원내대표) 권한대행으로 가는 게 올바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의원이 많다”며 “권 원내대표는 내년 4월까지 대행체제로 가고 싶어하는 의지가 강하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이 대표와 각을 세워온 장제원 의원은 중진 모임 및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상황에 이 대표는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8일 오후 나흘째 모든 외부 연락을 차단하고 서울 상계동 자택으로도 귀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배진솔 (sincer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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