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부동산 동반 하락..세계경제 2차 충격 온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이후
물가 못잡고 경기만 악화시켜
기축통화국 아닌 신흥국들
외환보유액 10% 쏟아붓고도
통화가치 방어 결국 실패할 것
각국 인기영합 정치인 부상
부유층·빈곤층 내전 가능성도
◆ 월가 현인들의 경기진단 ◆
달리오는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하고, 위기 때마다 성공적으로 자산을 운영해 브리지워터를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일군 인물이다. 특히 그는 '금융위기 템플릿'이라는 저서를 통해 1929년부터 현재까지 대다수 경제위기를 분석해 주목받았다. 그런 달리오가 왜 오늘날 경기를 단순히 정점을 지나는 하락 국면이 아닌 글로벌 정치·경제가 요동칠 수 있는 변곡점으로 본 것인지, 매일경제가 최근 발언과 저서를 토대로 그의 메시지를 재구성했다. 달리오는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이 글로벌 경제의 취약점을 터뜨릴 것이라고 염려했다. 그는 최근 링크트인을 통해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을 해야 하며, 인플레이션이 통제되면 상황이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매우 순진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8.6% 상승했고, 6월 지표도 8%대 후반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계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종전 4.1%에서 2.9%로 낮춘 상태다.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다.
그는 경기가 정점일 때는 신용 시스템에 일부 문제점이 발생하더라도, 고용 등이 탄탄해 경제가 취약해지는 것을 감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실업률 곡선은 저점에 놓이고 인플레이션 곡선은 상승한다. 올해 6월에 연방 실업수당을 청구한 미국인은 130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 170만명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달리오의 설명에 따르면 하강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는 "내리막길인 붕괴가 시작되면 자산가격이 급락하고 소득이 감소하며 신용도가 하락해 대출이 어려워진다"면서 "이는 결국 소비와 투자, 고용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예금, 주식, 채권, 부동산 가치가 동반 하락하면서 소비가 줄어드는 역자산효과가 나타나면 성장률 둔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붕괴 초입에 사람들은 주가가 하락해도 실적이 양호하다는 이유로 주식 매수 적기로 여긴다"면서 "하지만 이는 더 큰 역자산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기축통화국이 아닌 국가들이 더 큰 고통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침체기에는 일반적으로 통화가치가 실질환율 기준으로 30% 정도 하락하는데, 중앙은행이 이를 막고자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 하지만 그는 "금리 인상으로 통화 하락을 막고자 한다면, 통화가치가 향후 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최소한 상대 국가보다 금리를 5%포인트 더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만으로 환율 방어를 할 수 없어 역사적으로 외환보유액의 10%를 투입한 뒤에야 환율 방어를 포기한다는 것이 달리오의 설명이다.
달러당 1300원 수준인 원·달러 환율을 다시 적정 수준으로 돌리려면 한국은행이 매우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하거나 현재보다 더 많은 외환보유액을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당분간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수입 물가가 높아져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달리오는 2024년께 다시 경기 부양 카드가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역사적 관찰을 통해 △평균적으로 주식이 50% 이상 폭락하고 △경제 활동이 약 10% 감소하며 △실업률이 약 10~15%에 달하는 순간으로 분석했다. 특히 그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2024년에 다시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진단했다. 빼곡한 글로벌 선거 일정 때문이다. 대만 총통 선거(1월 13일), 러시아 대통령 선거(3월 17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3월 31일), 한국 22대 국회의원 선거(4월 10일), 유럽의회 선거(5월), 미국 대통령 선거(11월 5일) 등 주요 선거만 27건에 달한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정치인들로부터 심각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문제는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그는 뉴미디어 허슬과 인터뷰를 통해 "미국인의 하위 60%는 1980년 이후 1인당 소득이 사실상 증가하지 않았다"면서 "부유층과 빈곤층이 싸우면 내전이 벌어질 수 있고, 이것은 역사상 반복적으로 일어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소득층을 위한 교육 인프라스트럭처에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패권 시대가 저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저서 '변화하는 세계 질서'를 통해 "미국이 심각한 양극화 갈등을 겪을 가능성은 현재 약 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양극화 추세가 계속된다면 중국이 미국보다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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