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당權·미래 당權, 기회 모두 잡은 權

이희수,박윤균 2022. 7. 1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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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권성동 직무대행 확정
"비대위·조기전대 요건 안돼"
의원들 동의받아 의총서 결의
權, 차기 당권 도모 가능해져
"6개월 뒤 똑같은 상황" 이견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국민의힘이 11일 차기 지도체제를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준석 대표가 현직 여당 대표 사상 초유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으며 생긴 빈자리를 권 원내대표가 채우게 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당장 당 주도권을 쥐는 동시에 차기 당권까지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만약 조기 전당대회가 열리게 된다면 내년 4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권 원내대표는 출마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6개월 뒤에 돌아와 임기를 다 채우면 차기 전당대회는 내년 6월에나 치러져 권 원내대표도 도전이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권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했다. 이 대표가 징계를 받은 이후 차기 지도체제를 놓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됐지만 일단 당내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무대행 체제를 택하기로 한 것이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에서 채택된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원은 다음과 같이 엄숙히 결의한다.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당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당력을 하나로 모으겠다"며 "나아가 윤석열정부의 국정 추진에 최선을 다해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구성이나 임시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한 의원들도 있었지만 그야말로 소수의 목소리에 그쳤다"고 일축했다. 직무대행 기한을 묻는 질문에는 "이 체제는 윤리위가 결정한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6개월"이라면서도 "정치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몰라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답했다. 6개월 안에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정국이 또다시 요동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의총에선 이 부분을 지적하며 '이 대표에 대한 사퇴를 공식적으로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수영 의원은 "6개월 뒤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 대표가 그간 사퇴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혀온 가운데 압박해봤자 혼란만 가중된다는 신중론이 다수를 차지해 결의문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권 원내대표도 '이 대표 거취에 대한 언급이 나왔느냐'는 질문에 "한두 분의 말씀이 있었지만 대다수는 윤리위 결정을 수용하자고 했다"고 선을 그었다.

조기 전당대회가 치러질 경우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혔던 안철수 의원도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 의원은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직을 수행한다는 것에 대한 합의는 공통적으로 돼 있다"며 "저도 거기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총 결과는 초선·재선·중진 의원들이 선수별 모임을 연달아 열고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를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먼저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1시간20분가량 회의한 뒤 이 대표의 6개월 공백을 '궐위(어떤 직위가 빔)'가 아닌 '사고'로 규정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권 원내대표는 중진 모임이 끝난 직후 "궐위가 아니기 때문에 비대위나 임시 전당대회를 개최할 요건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같은 시간 열린 초선 의원 모임에서도 결론은 마찬가지였다. 이종성 의원은 "국민의 경제적·물가적 고통을 덜기 위해 매진해야 할 때"라며 "현재 상황을 하루빨리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당헌·당규에 입각해 원칙을 존중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열린 재선 의원 모임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이들은 당 사무처에서 궐위와 사고의 개념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기자들과 만나 "중앙당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데, 직무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언급했다.

[이희수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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