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美경제은행 총재 "한국기업 진출 문턱 낮출 것"

단테 모시 CABEI 총재 인터뷰
車전량 수입하는 중미 시장
10년내 대부분 전기차 전환
韓가격경쟁력 높아 교역 기대

단테 모시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총재(왼쪽 셋째)와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왼쪽 넷째) 등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CABEI 한국 사무소 개소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CABEI는 중미 균형 개발과 경제 통합 투자를 위해 1960년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이다. [이충우 기자]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과 철도 에너지 분야에서 많은 기회가 열려 있는 중미 시장으로 한국 기업 진출을 적극 돕겠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 사무소 개소식 참석차 방한한 단테 모시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총재는 11일 한국 기업들의 더 많은 관심을 요청했다. CABEI는 중미 균형 개발과 경제 통합 투자를 위해 1960년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이다. 역내에선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벨리즈 등 총 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1991년 이후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2019년 가입)을 비롯한 대만, 멕시코, 스페인, 쿠바 등 역외 국가 7개국도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모시 총재는 한국 기업들이 중미 시장에서 많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며 주요 분야로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과 철도, 에너지 부문을 꼽았다. 일례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한국 자동차들이 완성차 업체가 없는 중미 지역에서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이다. 모시 총재는 "향후 10년 내 대중교통을 포함한 모든 교통수단을 전기차로 바꿀 계획이 있다"며 "(자동차 수입과 관련해) 독일, 미국 등 여러 나라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한국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은 나라가 없다"고 했다.

모시 총재는 이날 문을 연 서울사무소를 통해 중미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사무소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중미 시장을 한국 기업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모시 총재는 성공적인 선례로 포스코건설의 2019년 파나마 화력발전소,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을 언급했다. 포스코는 지난달에도 도미니카 LNG 저장탱크 돔 공사를 착공한 지 1년8개월여 만에 마쳤다.

CABEI는 한국에서 중미 지역 개발을 위한 인프라 사모펀드(korBCIE)도 운용 중이다. CABEI는 korBCIE로 중미 국가들의 인프라 사업에 최대 10억달러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모시 총재는 "한국 기업들이 중미에 더 빨리 진출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조성한 사모펀드"라고 설명했다. 또 모시 총재는 한국과 중미의 교역을 늘리기 위해 한국·중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중미 FTA를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한국과 중미가 서로에 통하는 문을 열어줄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중미 FTA는 한국이 미주 국가와 체결한 6번째 FTA로, 지난해 3월 전체 발효됐다.

한편 기획재정부와 CABEI는 이날 중미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CABEI 협조융자 한도를 2억달러 더 늘리고 기한도 3년 연장하기로 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도 이날 CABEI와 환경기업의 중미 진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희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