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 기시다 중심 권력재편 가능성..7개 파벌 치열한 다툼 예상

박준호 2022. 7. 1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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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참의원 선거 압승은 '포스트 아베' 기시다 행정부 예고 의미
아베 사망으로 자민당 내 7개 파벌 권력지형 변화 불가피
소수 파벌 출신 기시다, 선거 압승으로 당내 영향력 확대 전망

[도쿄=AP/뉴시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겸 자민당 총재가 기시다 후미오( democr田文雄) 자민당 총재가 10일 일본 도쿄 당사에서 참의원 선거 승리를 알리는 자민당 후보 명의의 붉은 장미꽃을 붙인 뒤 연설하고 있다. 2022.07.11.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자민당·공명당의 연립여당이 대승을 거두면서 '포스트 아베' 체제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자민당 내 파벌이 7개나 돼 이들 간 권력재판을 위한 이합집산 과정에서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11일 NHK, 재팬타임스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사망한 가운데 치러진 전날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과 함께 총 76석을 확보, 참의원에서 여유 있게 과반 의석을 지켜냈다.

특히 헌법 개정 찬성 세력이 3분의2석을 유지했다. 전체 의석수 125석(지역구 75석·비례대표 50석) 가운데 자민당이 73석(집권 자민당 61석·연립여당 공명당 12석)을 확보했다.

개헌 찬성 세력이 참의원에서 177석을 차지하면서 1947년부터 시행된 일본 평화헌법의 사상 첫 개헌을 목표로 하는 데 필요한 의회 문턱(166석)을 가볍게 넘었다. 여당은 이미 중의원(하원)에서 3분의2 이상 과반 의석을 장악하고 있다.

NHK는 이번 선거 압승을 두고 '기시다 색깔'을 앞세운 정권 운영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 이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정부·여당 내에서 기시다 총리의 구심력이 강화된다고 분석했다.

중의원 해산이 없으면 이후 3년간은 선거가 예정돼 있지 않은 만큼 기시다 총리로서는 국정 운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황금의 3년'을 챙긴 셈이 된다.

그렇더라도 아베 전 총리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7개 파벌을 두고 있는 집권 자민당의 당 내 권력 지형는 복잡하게 변할 가능성이 있다.

종전까지만 해도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은 아베 전 총리가 회장을 맡은 호소다(細田)파(세이와정책연구회)였다. 호소다파는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전 총리가 1979년 '세이와(清和)회'를 창설하며 시작됐고, 아베 전 총리의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무상이 회장을 역임했다. 이후 1998년 '세이와카이(세이와정책위원회)'로 이름을 바꿨다.

2000년대에는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등이 회장을 지냈고, 아베 전 총리가 제10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이른바 '아베파'로 불리며 자민당내 최대 파벌이 됐다.

자민당 내 제2 파벌은 '아소(麻生)파'이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에서 아시아·태평양 외교를 강조하는 온건 파벌인 '고치카이(宏池會)파' 출신으로 역대 총리 4명을 배출한 자민당의 명문 파벌이었지만, 지금은 당 내 4~5번째에 불과하다.

'고치카이파'는 일본 고도경제성장을 이끈 이케다 하야토 전 총리가 만든 파벌로 '경무장·경제 우선' 이라는 자민당 보수 본류 노선을 지향했다. 이 파벌은 약간 자유주의적인 색채를 지니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 '비둘기파'로 꼽히는 고치카이의 회장을 2012년부터 맡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 내 소수 파벌 출신인데도 집권당의 총재로서 총리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은 당내 최대 파벌인 '세이와카이(아베파)'의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 때문에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눈치를 살피며 국정에도 '아베파'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의 수장이 사라진 데다, 기시다 총리가 이끈 집권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이제 '아베파'가 저물고 '기시다파'가 당내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진 파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NHK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계기로 자민당 내 '파워 밸런스'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실제 기시다 총리가 얼마나 권력을 갖게 될지는 현 시점에서 내다보는 것은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자민당내 파벌 등 권력구도가 그만큼 복잡하기 때문이다.

[도쿄=AP/뉴시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겸 자민당 총재가 11일 일본 도쿄 당사에서 참의원 선거 결과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7.11.


외형적으로는 그동안 상왕 노릇을 해온 아베 전 총리가 없는 데다,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만큼 기시다 총리에게 모든 여건이 유리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재팬타임스가 현 상황을 "기시다 행정부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해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재팬타임스는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는 이제 부의 재분배를 목표로 한 그의 대표적인 '신자본주의' 재정 계획과 외교 및 국가 안보, 인플레이션 및 기타 경제 문제에서 자신의 정치적 중심을 어디로 향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도 결국 자민당내 정치가 해결됐을 때 탄력 있게 추진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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