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도어스테핑 중단..숨고르는 대통령실, 반등 계기 만들까

박소연 기자 2022. 7. 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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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대통령실 "지지율과 무관, 尹 대통령 도어스테핑 애착 강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문답) 잠정 중단 조치를 내렸다. 대통령실은 용산 대통령실 기자실 내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급증세에 따른 것으로, 최근 지지율 하락세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코로나 재유행으로 인해 윤 대통령과 취재진 간 자연스러운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리스크를 관리하는 동시에 국면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기자실 확진자 급증…도어스테핑 중단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11일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잠정 중단키로 했다"며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 취재도 가급적 최소화할 예정이다. 대변인의 브리핑도 가급적 서면브리핑 중심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대통령실 기자단의 확진자가 가족 감염을 포함해 두 자릿수로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좁은 기자실에 모여 있는 139명의 기자 중 약 8% 확진됐고,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확산세가 수그러들 때까지만 취재 접촉을 일부 제한토록 결정한 것이다.

당초 홍보수석을 비롯해 대통령실 대변인실과 국민소통관장실은 코로나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풀기자단(소수 기자가 취재한 이후 전체 기자단에 공유하는 방식)을 꾸려 이날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려 했지만 이날 아침 내부 회의에서 경호처 등이 항의하면서 잠정 중단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지지율 무관' 강조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대통령실의 설명에도 이같은 조치에 반발이 나온다. 당초 대통령실은 전날(10일) 코로나 자가진단키트로 코로나 음성이 확인된 풀기자단만 참여하는 등 '코로나19 상황별 대응방안'을 확정해 공지했다. 방역을 이유로 코로나 음성이 확인된 기자들 2~3명이 충분한 거리를 두고 윤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용산 대통령실만 선(先)조치를 취하는 데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확진자가 매일 1000명 이상 발생해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춘추관(기자실)을 수개월간 폐쇄, 기자 질의응답을 서면브리핑으로 대체했다. 다만 현재는 대통령실 집무실과 기자실이 같은 건물에 있고 1일 확진자가 1만명대란 점에서 당시 상황과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대통령실은 일각에서 이번 조치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연계해 바라보는 데 대해 정면 반박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침에 여러 참모들이 왜 이렇게 안일하게 대처하느냐는 의견이 있었다"며 "지지율이 떨어져 (방역 핑계로) 도어스테핑을 그만두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절대 아니라고 말씀드린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 대한 애착이 우리보다 훨씬 강하다"고 밝혔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건 지난주 아닌가. 도어스테핑을 안 한다고 지지율이 오른다고 보진 않는다"며 "오히려 상황이 불리하니 안 한다는 비판을 받는 게 훨씬 리스크가 높다"고 말했다. 도어스테핑은 '용산 시대'의 상징이자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반드시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숨고르기 들어간 용산 대통령실…반등 계기 만들까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일각에선 코로나 재유행으로 잠시 용산 대통령실의 시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만큼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실 인사 지적에 '전 정권'을 지속 거론하면서 "이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나"라고 되묻고, 지지율 하락에 "의미 없다"고 말한 점이 지난주 지지율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에서다. 소통의 시도는 좋았으나, 긍정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은 만큼 의미와 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 리얼미터의 7월1주차 주간집계에서 윤 대통령 (취임 9주차)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7.0%, 부정 평가는 57.0%로 나타났다. 전 주보다 긍정 평가는 7.4%p(포인트) 낮아지고 부정 평가는 6.8%p 올랐다. 지난 8일 한국갤럽·이날 KSOI 정례조사에서도 첫 30%대를 기록했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대변인도 핵심관계자도 아닌 대통령 본인이 아침마다 중계방송 수준으로 발언을 하니 실언이 나왔을 때 와전됐다고 할 수도 없다"며 "대통령실은 코로나 확산 대응책이라고 주장해도 정치적 해석의 영역에선 리스크 관리 차원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꾸로 이 상황에 대해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일주일 사이 지지율 냉각 속도가 급격하고 핵심 지지층마저 떠나는 상황이니 더 이상 하락시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단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보다 중장기적으로 민생과 경제를 살려 정책신뢰도로 평가받겠다는 생각이다. 단 두 달 동안 국정운영 결과로 보여주지 못한 게 많다"며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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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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