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따' 한달에 2만4천원 내세요"..이랬다가 혼쭐난 車회사
기업매출 늘리고 충성도 높여
가격인상 위한 '꼼수' 비판도
BMW 새 구독서비스 공개
열선시트 돈 지불해야 사용
"한국서는 기본옵션 장착"
최근 BMW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구독형 옵션 패키지인 '커넥티드 드라이브' 내용이다.
해당 페이지에는 열선시트와 스티어링 휠 열선, 자율주행은 물론 블랙박스와 비슷한 '드라이브 레코더' 등을 일정 금액을 내고 매월 또는 매년 단위로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열선시트는 1개월에 2만4000원, 1년에 23만원, 무제한은 53만원이다. 아이폰을 차량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애플 카플레이'는 39만9000원에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최신 소프트웨어 'ID8'가 적용되는 차량에 구독 기능이 탑재된다"며 "다만 한국 출시 차량의 경우 열선시트와 스티어링 휠 열선은 기본옵션으로 장착돼 구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IX나 올 하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는 7시리즈 등부터 구독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독 옵션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기업은 매출을 확대할 수 있고 소비자는 원하는 옵션만 선택할 수 있어 '윈윈'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차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자동차에 있는 여러 기능을 넷플릭스를 신청하듯 일정한 기간 돈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구독경제가 완성차시장에서 확대되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은 구독 서비스를 토대로 매출 증대와 비용 절감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7월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능을 구독 형태로 제공하기로 한 뒤 GM과 볼보 등 여러 기업이 비슷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차량은 한 번 구매하고 나면 '업데이트(갱신)'가 쉽지 않은 제품이었지만 소프트웨어(SW) 기술이 발전하면서 구독 경제 실현이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지금 차량을 구매해도 5년 뒤 출시될 자율주행 기술을 장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따라서 완성차 기업은 구독 모델 도입으로 고객 이탈을 줄일 수 있고 매출 증대도 꾀할 수 있다. 고객 또한 차량의 잔존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취향에 맞게 원하는 기능만을 사용할 수 있다.
비단 자율주행만이 구독 경제의 전부는 아니다. BMW가 열선 시트를 구독 모델로 내놓았듯이 벤츠는 독일에서 전기차 EQS의 후륜조향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다. 1년에 70만원을 지불하면 뒷바퀴 회전 각도를 4.5도에서 10도로 확대할 수 있다.
구독 서비스는 완성차 기업의 영업이익 증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전 세계 자동차 1500만대 중 30%에 구독 서비스가 탑재될 때 완성차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이 1180억달러(약 153조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 세계 상위 11개 완성차 기업과 테슬라의 제조·판매 영업이익을 합한 1090억달러보다 많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블루링크와 유보를 토대로 이미 약 300만명의 구독 서비스 가입자를 확보한 상황이다. 블루링크와 유보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공조장치, 창문 등을 제어하고 음성인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커넥티드 서비스다.
다만 고객과 기업이 모두 만족할 만한 구독 옵션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구독 서비스 기능을 구현하려면 차에 하드웨어가 탑재돼 있어야 하는 만큼 비용이 반영돼 차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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