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에 주춤했나..'소통 상징' 도어스테핑 중단
조금 전 얘기했던 대로 윤석열 대통령이 거의 매일 진행해오던 도어스테핑, 출근길 약식회견이라고 하죠. 오늘(11일) 잠정 중단을 했습니다. 코로나 재확산을 그 배경으로 들었는데요. 일각에서는 지지율 하락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그런 해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국정 운영 전반에 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 관련 내용을 배양진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코로나 때문에? > 먼저,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한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 소위 도어스테핑 얘기입니다. 이 도어스테핑, 정부 출범 직후엔 대통령이 직접 기자들을 만나 현안에 대해 묻고 답하는 모습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죠. 이런 친근한 모습들도 있었습니다.
이랬던 도어스테핑이 오늘 갑자기 잠정 중단됐습니다. 이유가 뭐였을까요. 대통령실에선 코로나19 확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최근 신종 변이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가 재유행 중이죠. 대통령실 기자단 내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으니, 당분간은 대통령과의 직접 접촉을 피하자는 취지입니다. 용산 대통령실에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만큼 방역에 취약하다는 이유도 들면서 다른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런 비판도 나왔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여러 가지 실언들이 지지율 저하로 이뤄진다고 하는 평가를 하신 것 같은데 '조금 더 정제된 방식으로 방법을 고민하겠다' 이렇게 발표하시는 게 솔직하지, 코로나 때문이면 이제 앞으로 계속 코로나가 근절될 때까지는 못하겠다는 뜻 아니에요? 도어스테핑 중단 선언이네.]
그러니까 지지율이 떨어지니 코로나 핑계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거 아니냐, 이렇게 지적한 건데, 이런 해석이 나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자 TBS 의뢰로 KSOI가 조사한 결과 보면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 잘한다가 34.5%, 못한다가 60.8%였습니다. 마드리드 순방 중이던 6월 말에만 해도 0.6%포인트 차이였는데, 2주 만에 급격하게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보통 해외 무대에서 대통령이 성과를 내고 돌아오면 지지율이 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례적이죠.
이유가 뭘까요. 가장 많은 사람들이 꼽은 건 '인사' 문제였습니다. 지난 8일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요, 역시 잘한다는 30%로 떨어진 가운데, 못한다고 평가한 이유 중 가장 많은 건 '인사'였습니다.
그도 그럴게, 성희롱 발언 논란에 휘말렸던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가 어제 입장문을 내고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국민 기대에 부응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했죠. 검증 실패 아니냔 지적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단락된 사건으로 봤기에 지나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4번째 장관급 낙마인 만큼, 이를 비판하는 야당의 공세도 거셉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인사 검증 책임 선상에는 하나같이 대통령의 검찰 최측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거듭된 부실 검증과 인사 책임에 대해 분명하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서 인사 실패에 대한 지적이 나올 때마다 이렇게 답했죠.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달 8일) : (검찰 인사가 반복되면서 대통령의 인적 풀 자체가 너무 좁은 것 아니냐…)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아주 뭐 도배를 하지 않았습니까?]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 5일) : (송옥렬 후보자라든지, 박순애 부총리, 또 뭐 김승희 전 후보자 같은 경우에는 부실 인사라든지 그런 인사 실패라는 지적을…)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또 다른 질문.]
여당 내에서조차 국민들이 전 정부보다 잘 하라고 뽑아준 건데, 전 정권보다 낫지 않냐고 답하는 건 부적절하단 지적이 나왔었죠. 여권 인사들 가운데서도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다듬을 필요가 있단 지적이 나왔었습니다. 잠정 중단된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기 위한 잠시만 안녕이 될지, 아니면 더 오랜 기간 그런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될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김종인/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22일) : 윤석열 대통령이 뭐 정치를 갖다가 그렇게 오래 했던 분이 아니고 한 1년여 정치에 참여를 해가지고서 대통령이 되신 분이기 때문에… (그렇죠.) 이 정치인들이 쓰는 말에 대한 익숙함이 없어요. 대통령의 말이라는 것이 그렇게 가벼우면 난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 아베의 유산 > 지난 8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거리 유세 중에 전직 자위대원 출신 남성의 총에 맞아 숨졌죠. 그로부터 이틀 뒤인 바로 어제, 일본의 상원 격인 참의원 선거가 열렸는데, 아베 전 총리가 지원하던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기시다 총리 등 자민당 인사들은 개표 상황실에서 아베 전 총리를 위해 묵념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일본의 국회는 하원 격인 민의원과 상원 격인 참의원으로 이뤄져 있죠. 이번에 열린 참의원 선거제도가 독특합니다. 이 참의원 임기는 6년인데, 3년에 한 번씩 선거를 열어서 의석의 절반씩을 새로 뽑습니다. 이번에도 125석을 뽑았는데,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집권당인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합쳐서 76석을 얻었다고 합니다. 기존보다 이번에 뽑지 않은 기존 의석 70석과 합치면 넉넉히 절반을 넘긴 겁니다. 아베 전 총리 사건이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 있는데, 어찌 보면 아베의 유산인 셈이죠.
[미카 이토/일본 참의원 선거 유권자 : 저는 아베가 이 나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생각하며, 이번 선거가 그의 노력을 가치 있게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선거는 아베 전 총리의 추도 분위기에서 치러졌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게, 모두 합쳐 9년 가까이 일본 총리를 지낸 거물 정치인의 최후라기엔 너무나 충격적이고 또 허망한 죽음이었습니다. 전직 해상자위대원이었던 범인은 인터넷에서 구입한 부품으로 총기를 제작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모두 두 발을 쐈고, 두 번째 총알이 치명적이었는데, 현장에서 경호가 부실했단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 장면 때문입니다.
마지막 부분, 카메라가 흔들려 잘 보이지 않지만, 범인이 첫 발을 쏜 뒤 3~4초의 시간 동안, 범인을 제압하든 아베 전 총리를 대피시키든 했다면 이런 참혹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장기 집권 기회를 맞게 됐습니다. 2025년 다음 참의원 선거까지 특별한 선거가 없어서, 독자 정책 노선을 펼 수 있게 된 겁니다. 우리의 관심이 쏠리는 건 아베가 남긴 또 다른 정치적 유산, '개헌'을 추진할지 여부입니다. 아베 전 총리, 총리직을 내려놓으며 이런 말까지 했었죠.
[아베 신조/전 일본 총리 (유튜브 '일본 총리관저' / 2020년 8월 28일) : 헌법 개정을 이루지 못한 채 중도에서 직을 떠나는 것은 장이 끊어지는 것 같은 고통입니다.]
이렇게 아베 전 총리가 필생의 과업으로까지 꼽았던 개헌은 일본 헌법에 자위대 보유를 명기하는 겁니다. 소위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일본 헌법 9조는 전쟁도 불가능, 전쟁용 군사력을 보유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죠. 이걸 우회해서 자위대 보유를 정당화하는 헌법 조항을 새로 만들어 방어 전쟁은 가능한 국가를 만들겠단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시다 총리, 어젯밤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개헌안을 "가능한 한 빨리 발의하겠다"고 했다고 하죠.
이런 가운데 한일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던 우리 정부도 조문 외교에 나섰습니다. 오늘 박진 외교부 장관이 일본 대사관 공보문화원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았고, 윤석열 대통령도 조만간 분향소를 찾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진/외교부 장관 : 한·일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협력 파트너입니다. 한·일 양국 관계의 개선과 회복이 우리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양국 간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할 예정입니다.]
한덕수 총리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도 곧 조문단을 꾸려 일본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기시다 총리가 적극적인 한일관계 개선에 나설 건지를 두곤 전망이 엇갈립니다.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 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만큼 독자 외교정책을 펼칠 가능성도 있지만, 아베 총리 사망으로 강경 보수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이종원/와세다대 교수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그게 바로 그 포인트죠. 조금 이렇게 밸런스를 취하려는 태도는 보이지만 거듭 말씀드리지만 일본은 특히 자민당 내에서 우파들의 목소리가 굉장히 숫자도 많고 크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잘 다루지 하는 게 관건일 것 같습니다.]
< 대통령의 압박면접 > 민생과 정책 행보에 나서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오늘은 완전히 방식을 바꾼 '원탁토론' 업무보고를 받습니다. 원래 장관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한다고 하면, 장관에게 담당 국장, 과장, 심지어 사무관까지 붙어서 보좌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장관 외엔 차관이나 실장급 한두 명으로 인원을 제한했습니다. 그러니까 대통령이 어떤 질문을 던지든 장관이 거의 혼자 힘으로 대답해야 하는, 압박면접형 업무보고가 된 거죠.
이런 와중에 등장하는 1번 타자, 바로 추경호 경제부총리입니다. 워낙 국회 상임위 경험이 많고, 기재부 관료 출신이기도 해서 무난한 보고가 되지 않을까 예정이 되는데요. 윤 대통령, 과거 국무회의에서 '규제 탓에 반도체 인력 양성이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교육부 차관에게 "혁신하지 않으면 교육부가 개혁 대상"이라면서 호통을 친 적도 있었습니다. 이걸 생각한다면 업무보고에 들어가는 장관들,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BA.5 > 비에이파이브,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신종 변이 바이러스죠. 오미크론도 신종 변이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신종변이의 신종변이까지 생겼습니다. 이 비에이파이브 변이의 가장 큰 특징은 면역 회피율이 높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백신을 맞았어도 감염될 위험이 크다는 뜻입니다. 물론 중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은 줄어들지만, 그래도 코로나19 재유행의 위험이 그만큼 높아진 상황이죠.
[손영래/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지난 8일) : 우리나라도 BA.5 검출률이 2주 전 10.4%에서 지난주 28.2%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조만간 우세종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방역당국은 새로운 재유행을 대비하여 국내외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의료와 방역 대응체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만 2693명, 전 주 대비 2배가 되는 '더블링'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위중증 환자도 늘어서 71명이고요, 사망자도 18명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한 '과학 방역'을 실현하기 위한 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가 첫 회의를 열죠. 여름철 재유행 대비책을 논의하게 될 텐데, 일단 완전히 해제하는 걸 검토했던 격리의무는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영업시간 제한 같이 강력한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이미 재유행이 시작됐다고 평가하고 있는 만큼, 일정 수준의 방역 강화 정책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재갑/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6일) : 빠르면 8월 중순이나 8월 말, 또는 늦으면 한 9월달이나 10월달쯤에 지금 현재 대부분의 모델링은 15만에서 20만명 정도의 확진자 규모까지 올라갈 수 있을 거다 정도로 예측을 하고 있는데…]
< 첫 검찰총장 >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총장이 누가 되느냐, 큰 관심을 모았는데, 김오수 전 총장의 사퇴 이후 두 달 만에 총장 인선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오늘 드디어 검찰총장 추천위원회가 구성됐고요, 박근혜 정부 시절 검찰총장을 지낸 김진태 전 총장이 위원장으로 위촉됐습니다. 법무부가 내일부터 일주일 동안 전 국민을 대상으로 총장 후보자 천거를 받습니다. 하지만 검찰총장이 공석으로 있던 2달 동안, 이미 세 차례의 검찰 간부 인사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주도로 이뤄졌죠. 윤석열 정부의 검찰총장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달 23일) : 뭐 검찰총장이 식물이 될 수 있겠습니까?]
월요일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꼽죠. 뉴스픽 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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