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인선 시작..'식물총장' 우려 불식할까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허진무 기자 2022. 7. 11. 17:1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오수 퇴임 이후 66일 만에
법무부, 후보추천위 9명 구성
검찰 출신 대통령·법무장관에
이미 중간간부 인사까지 매듭
누가 임명되든 업무 수행 험로
법무부 검찰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장에 김진태 전 검찰총장(왼쪽 첫번째)이 위촉됐다. 사진은 검찰총장 시절 한동훈 대검 정책기획과장(왼쪽 세번째)과 함께 출근하는 김진태 전 총장 / 김창길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총장 인선 절차가 시작됐다. 전임 김오수 총장이 사퇴한지 두 달여 만이다. 차기 총장은 ‘식물총장’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맡게 됐다.

법무부는 11일 차기 총장 후보자 추천을 위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추천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위원 9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두번째 검찰총장을 지낸 김진태 전 총장이 맡는다. 김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으로 총장을 보좌했다.

당연직 위원 5명은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장,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 이사장,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이다. 비당연직 위원으로는 김 전 총장 이외에 권영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고문, 권준수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이우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4명이 위촉됐다.

전임 김오수 총장의 퇴임부터 추천위 구성까지만 66일이 걸렸다. 2011년 추천위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역대 최장 기록이다.

차기 총장 후보군은 이달 말쯤에야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추천위는 오는 12일부터 19일까지 총장 후보자를 천거받는다. 시민 누구나 경력 15년 이상의 법조인을 총장 후보로 천거할 수 있다. 추천위가 심사를 거쳐 법무부 장관에게 후보자 3명 이상을 추천하면, 장관이 그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대통령이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장이 임명된다. 역대로 살펴보면 추천위 구성부터 총장 취임까지 짧게는 25일, 길게는87일이 걸렸다.

누가 차기 총장이 되든 업무 수행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주어진 조건 자체가 녹록치 않다. 대통령부터 검찰총장 출신이어서 검찰 내부를 속속들이 아는 데다, 대통령의 검사 시절 최측근인 한동훈 장관이 검찰을 지휘·감독하는 법무부 수장을 맡고 있다. 더구나 총장 인선 전에 검찰 중간간부 인사까지 마무리됐다.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간부 자리까지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꿰찼다. 차기 총장을 두고 ‘식물총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총장 본연의 임무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부터 쉽지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의 검찰 직할체제 구축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구심이 여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실세 법무부 장관, 더 나아가 윤 대통령을 상대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난 정부를 거치면서 사분오열된 검찰 조직을 추스르고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달라지는 형사 절차에 조직을 적응시키는 과제도 떠안아야 한다.

총장 후보로는 여환섭 법무연수원장(사법연수원 24기), 김후곤 서울고검장, 노정연 부산고검장, 이두봉 대전고검장(이상 25기),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27기) 등이 거론된다. 이원석 차장의 경우 총장을 대신해 법무부와 검찰 인사를 협의한 터라 총장에 임명될 경우 ‘총장 패싱 인사’ 논란을 불식할 수 있다. 여 원장과 김 고검장은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특수통이지만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전직 검찰 출신 인사로는 윤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배성범 전 법무연수원장(23기)이 거론된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